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여파로 항공 운항이 대거 중단되면서 항공유 정제 마진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로이터통신은 석유 관련 정보 제공업체 리피니티브 아이콘(Refinitiv Eikon)을 인용해 정유 회사들의 배럴당 항공유 정제 이익이 9.25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연초보다 40% 급락하며 2017년 6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한 폐렴의 공포가 확산하며 중국의 항공 운항과 단체관광이 줄줄이 취소된 때문으로 분석됐다.
RBC캐피털 마켓은 “지난주 말 중국 5대 도시에서 출발하는 항공 운항이 전주보다 800편이나 급감했고 우한 인근 도시들의 항공 운항은 최근 며칠간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항공유 수요도 크게 줄고 있다.
JBC에너지의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인 코스탄차 란제로바는 “중국의 항공유 수요는 보통 춘제를 앞두고 하루 평균 15만 배럴 정도 증가하는데 올해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항공 수요 감소는 2002~2003년 전 세계적으로 8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발생시킨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 때보다 4배로 커졌고 항공산업의 중국 의존도도 더 심화했기 때문이다.
사스 때는 아시아의 항공 수요가 45% 폭락했는데 지금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 세계 항공유 수요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3.8%에서 2017년 12%로 증가했다.
바클레이는 만약 중국의 항공 여객이 올해 1분기 절반으로 줄어들면 중국의 항공유 수요도 일평균 30만배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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