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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우한 교민 온다고?”…성난 지역주민들

아산·진천에 격리 수용 소식 전해지자

해당 지역 주민과 정치권 강하게 반발

경찰인재개발원 앞 농기계로 막고 대치

정부가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공무원 교육시설에 우한 교민을 격리수용 할 것으로 알려진 29일 오후 아산 주민들이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농기계로 도로를 막는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교민들을 국내로 송환한 뒤 충청권의 정부교육시설에 격리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정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중국 측과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 날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우한으로 출발하는 전세기를 띄워 교민들을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다. 해당 전세기에는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20여명이 동승한다. 또 이날 정오에도 2번째 전세기가 우한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외교부 직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사 및 간호사,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 등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은 우한 톈허공항에 집결하는 현지 체류 한국인의 전세기 탑승을 지원하게 된다. 신속대응팀은 당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내에서도 승객 건강 상태를 계속 확인할 계획이다. 둘째 날인 31일 운영하는 전세기는 이륙과 착륙 모두 김포공항을 이용하게 된다.

김포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우한 교민들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혁신처 산하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은 국가직 신입 공무원과 고위 공무원 교육을 전담하는 곳으로 수용인원은 약 500명 수준이다. 경찰 간부후보생과 간부 승진자들을 교육하는 경찰 인재개발원은 기숙 수용인원만 1,200명이 넘는다. 두 곳 모두 평소에는 외부에 개방하지 않는다.



당초 정부는 천안시 동남구 우정공무원교육원과 목천읍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등 2곳을 교민들의 임시수용시설로 정해 공식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천안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정부는 계획을 번복하고 다른 시설을 물색해왔다.

국내로 송환되는 우한 교민들의 임시수용시설이 아산과 진천 등 2곳으로 낙점됐다는 전해지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아산 초사동 주민들은 농기계를 끌고 와 경찰 인재개발원 정문 앞 진입로를 막고 경찰과 대치했다. 충남 아산을 지역구로 둔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인근에 수많은 아산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경찰인재개발원은 격리시설로 적합하지 않은데다 천안시민과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세현 아산시장도 자신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아산시민의 안전대책이 먼저 해결돼야 하고, 합리적 이유도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충북 증평·진천·음성이 지역구인 경대수 한국당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교민의 진천 내 수용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 자유법치센터, 턴라이트는 이날 서울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는 관광 목적의 중국인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 글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57만5,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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