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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지대' 될까?

中 '대변감염' 의심사례 발생

물 내릴 때 'V에어로졸' 생겨

입증땐 공중화장실 기피할듯

문·지하철 손잡이 접촉감염은

장갑·손 소독제 등으로 예방

중국에서 대변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사례가 발생했다. 인과관계가 입증되면 대변 후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신종 코로나 에어로졸’이 공중화장실 등에서의 감염 위험요인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병원·지하철역·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공중화장실을 이용한 경우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을까?

이와 관련, 중국에서 역학조사 등을 통해 입증된 단계는 아니지만 아파트 위·아래층 거주자 간에 대변-구강 경로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 감염 사례가 발생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연관성이 입증될 경우 사무실 등은 물론 공중화장실을 통한 감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어서다. 침방울(비말)과 직접접촉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방역대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제3인민병원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대변에서 이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 양성 반응이 나왔다. 미국의 첫 신종 코로나 환자의 대변 검체에서도 신종 코로나 RNA가 검출됐다. 환자의 대변에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병원 측은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네이멍자치구 어얼둬쓰시에 거주하는 40세 확진자 바이(白)모씨는 발열자·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았지만 감염됐다. 그래서 먼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아랫집의 쑹(宋)모씨로부터 대변-구강 경로로 감연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홍콩 매체 명보는 바이씨가 쑹씨로부터 대변-구강 경로로 전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명보는 그 근거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증상이 있던 남성이 3월 14일과 19일 타오다아파트의 동생 집에서 설사로 화장실을 썼는데 3월 26일~4월 21일 이 아파트에서만 328명의 사스환자가 발생한 사례를 들었다. 홍콩 당국은 사스 환자가 화장실을 쓰고 변기 물을 내릴 때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형성돼 환풍 배관과 화장실 바닥 배수구 등을 통해 퍼진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 강동공영차고지에서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시내버스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대학 감염·전염병센터 의사는 명보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가 사스와 마찬가지로 대소변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늘고 있다”면서 “(아파트의 경우) 화장실 바닥 하수도가 계속 말라 있으면 바이러스 에어로졸이 화장실로 들어오기 쉬우므로 매일 물을 흘려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광저우질병통제예방센터 대변인은 “용변을 본 뒤에는 변기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물을 내리고 손을 잘 씻어야 한다”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인데 마스크를 쓰는 것과 동시에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변-구강 경로 전염(환자의 대변에 있던 바이러스가 손→음식물 등을 거쳐 타인을 감염)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바이러스 에어로졸을 통한 호흡기 감염 성격이 강하다. 에어로졸은 기침·재채기 때 튀어나온 미세 침방울(비말)이 공기 중에 장시간 떠있는 것을 말한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펑루자오 연구원은 언론 브리핑에서 “선전 병원의 검사 결과는 바이러스가 소화기 내에서 복제하고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대변-구강 경로로 전염됐는지, 바이러스 에어로졸을 통한 (호흡기 점막) 전염인지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도 지난 3일 한 포럼에서 대소변을 통한 신종 코로나 전파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소변에서 24시간, 대변에서 2일, 설사에서 4일까지 생존한다”며 “대소변에서 신종 코로나가 검출된다면 호흡기 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신종 코로나가 전파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쇼핑카트 손잡이 부부을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신종 코로나 환자 집 출입문 손잡이에는 바이러스 핵산이 발견됐다.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출입문이나 지하철·버스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공중화장실 수도꼭지 등에 환자의 바이러스가 남아있으면 이를 접촉한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코·눈 점막 등을 비비거나 후벼 전염된다.

간접접촉감염을 막으려면 이런 행위를 삼가고 시설물·손 소독을 잘 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 등 바이러스는 유전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핵산(DNA·RNA)과 단백질 외형으로 구성돼 있는데 섭씨 56도 이상의 열, 소독액으로 소독하면 사멸한다. 지하철 열차, 버스, 택시나 시설 소독에는 0.1㎎ 이상의 염소를 물 1ℓ에 탄 소독액이나 과산화수소수 등을 쓴다. 집에서는 락스(하이포아염소산나트륨)를 10배의 물에 희석해 손잡이·변기 등을 소독하면 된다.

시판 중인 손 소독제의 주성분은 에틸알코올과 글리세린.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틸알코올은 신종 코로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바이러스 DNA 구조를 화학적으로 깨버려 사멸시킨다. 식약처에서 검증받은 시중 손 소독제는 거의 바이러스 사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누는 바이러스를 화학적으로 사멸시키는 효과가 없어 양손을 마찰하며 구석구석 꼼꼼하게 씻지 않으면 감염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장갑을 낀채 대중교통 수단의 손잡이를 잡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일회용 비닐 위생장갑 사용자도 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보건용 마스크에 이어) 1회용 장갑도 매진되는 것 아니냐“며 푸념하는 이들이 적잖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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