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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감염의심자 방치"...檢 경고에도 신종 코로나 가짜뉴스 '기승'

검경 "유포자 끝까지 추적" 불구

허위정보 인터넷서 빠르게 확산

국민 10명중 8명이 "폐해 심각"

警, 신종코로나 관련 28건 수사

6일 21번 확진환자가 격리병상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에 감염증 관련 출입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한 인터넷 카페에는 ‘○○○요양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자가 있는데 병원이 방치하고 신고를 막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하루 앞선 28일에는 지상파 뉴스를 사칭하며 ‘○○고교 학생이 쓰러져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신종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언급된 해당 학교와 병원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글을 접한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허위사실로 밝혀졌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 관련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확인되지 않은 허위정보들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검경이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범람하는 가짜뉴스가 정부 대책에 대한 국민 불신에서 비롯된 만큼 강력한 처벌 못지않게 당국의 신속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신종 코로나 우려를 악용한 허위조작정보 유포(20건)와 개인정보 유출(7건), 스미싱 사기(1건) 등 총 28건을 내사·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이 중 8개 사건의 피의자들은 경찰에 검거됐다. 강원 속초경찰서는 지난달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특정 병원에 신종 코로나 감염 의심자 2명이 입원 중’이라는 허위사실을 최초 유포한 A씨를 입건해 4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지난 2일에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제주의 한 대학병원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이송된 사실을 병원 관계자에게 들었다’는 허위사실이 퍼졌다. 정부의 엄정 대응 보도가 나가자 해당 글을 처음 유포한 B씨는 다음날인 3일 경찰에 자수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물론 접촉자들의 신상까지 고스란히 적힌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개인정보가 포함된 성북보건소의 확진자 접촉 관련 보고서를 유출한 혐의로 공무원 2명을 수사 중이고 경남도청에서 작성한 감염 대상자 현황보고서를 유포한 또 다른 공무원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생산자와 유포자 등을 모두 추적해야 하는 만큼 피의자·피내사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경은 신종 코로나 관련 불안을 조장하는 가짜뉴스 생산과 유포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은 “허위조작정보 생산·유포행위는 최초 생산자뿐 아니라 중간유포자까지 추적·검거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공범 여부 등을 밝혀 악의적·조직적 행위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죄질이 나쁜 경우 악의적 범죄로 판단해 신병 확보를 적극 고려할 것”이라며 “경찰에 입건되거나 고소·고발된 사건도 신속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올려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정보통신망법상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거짓정보로 업무를 방해하거나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형법상 업무방해죄 적용도 가능하다. 개인정보 유출 시에는 공무상 비밀누설죄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6.1%가 재난 관련 가짜뉴스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인식했고 응답자의 59.8%는 현재보다 강력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짜뉴스가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에서 비롯된 만큼 신속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지금처럼 감염자가 확산하는 시점에는 정확성 못지않게 신속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신속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확진자의 신상정보가 질병관리본부 발표 전에 유출됐는데도 여전히 질본은 확진자의 동선을 밝히지 않아 국민들의 불신과 공포가 커지고 있다”며 “당국은 신속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협조와 신뢰를 얻는 게 방역의 기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인영 원내대표도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정부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며 “당국의 발 빠른 대처를 요구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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