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이 2주 연기됐는데 종강은 예정대로 하면 올 1학기가 15주에서 13주로 주는 거잖아요. 수업일정이 빠듯해질 것 같아서 우려되네요.”
“종강도 2주 연기되면 6월 말에 학기가 끝나는 건데 고시나 자격증시험 일정과 겹쳐 걱정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주요 대학이 1~2주 개강을 미루면서 수업주수 및 종강 날짜 등 학사일정 변경이 예상되자 대학생들이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개강 연기에 상관없이 수업주수를 줄이고 예정된 날짜에 종강을 하든 개강 연기에 맞춰 종강을 늦추든 피해를 보는 학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대학가에 따르면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학사일정이 조정되자 다양한 우려와 걱정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개강을 2주 미루고 1학기는 15주에서 13주로 단축하기로 한 경북대·충남대 등 주요 국립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습권 침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충남대에 재학하는 A씨는 “종강일이 그대로면 수강변경기간·시험기간을 빼고 나면 실질적으로 수업들을 수 있는 게 두 달밖에 안 된다”며 “마지막 4학년이라 듣고 싶은 전공수업들을 한꺼번에 신청했는데 만족할 만한 수업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경북대에 다니는 B씨도 “기존 15주 커리큘럼을 13주에 소화하려면 보강수업, 온라인 강의 등으로 주말에도 정신이 없을 것 같다”며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데 제대로 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15주짜리 강의를 13주에 끝내야 하는데 교수들이 시간에 쫓겨 제대로 강의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등록금만 아까울 것 같다”고 썼다.
반대로 개강 연기에 맞춰 종강이 늦어지는 것을 염려하는 학생들도 있다. 종강이 연기되면 6월 말에 예정된 고등고시 시험이나 취업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6월22일부터 26일까지 행정고시 2차, 외무고시(현재는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2차 시험이 예정돼 있다. 아직 종강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서울대에 다니는 C씨는“수업 1개를 수강하면서 행시 2차를 준비할 예정인데 만약 종강이 미뤄진다면 학교 수업 시험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중앙대 인문대에 다니는 D씨도 “6월 말부터 기업 공채, 자격증시험 등이 예정돼 있는데 종강도 6월 말에 한다면 시험 준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고된 일정 때문에 원래대로 6월 중순에 종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종강이 연기돼 계획했던 해외여행이나 군 입대에 문제가 생길까 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E씨는 “6월 중순 종강 후 바로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가기로 하고 다 준비한 상황인데 종강이 미뤄지면 일정이 어그러지고 만다”며 “여행을 포기하거나 F 학점을 감수하고 기말시험을 포기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