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패권 경쟁 속 전세계 국방비 10년 만에 지출 최고

지난해 171개국 국방 지출 173조 달러

미-중 갈등 속에서 발생한 긴장감이 가장 큰 이유

미국과 중국의 신 패권전쟁이 가속화되면서 전세계 국방비 지출이 크게 늘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밀리터리 밸런스 2020’에서 지난해 세계 171개국의 국방 지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173조 달러(약 20만5,000조원)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10년 만에 최대치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국방비 지출 증가가 이 같은 군비 증강을 이끌었다고 바라봤다. 두 강국 간 긴장이 높아지자 다른 국가들도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국방비를 더 썼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은 대략적으로 각각 6,850억 달러(약 810조원), 1,810억 달러(약 214조원)로 모두 2018년에 비해 7%씩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두 국가가 단 무기 개발이 군비 증가의 또 하나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은 평균 4.2% 증가했다. 여기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겨냥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유럽에 등을 돌릴 거라는 우려도 지출 증가에 작용한 것으로 IISS는 보았다.

지난해 각국의 국방비 지출 규모는 1, 2위인 미국과 중국을 뒤이어 사우디아라비아(784억 달러), 러시아(616억 달러), 인도(605억 달러) 순으로 컸다. 그 뒤로는 영국(548억 달러), 프랑스(523억 달러), 일본(486억 달러), 독일(485억 달러) 순이었다. 한국은 398억 달러(약 48조원)를 지출해 10위를 기록했다.
/이종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