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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낙제생' 스님, 그림책 내다

진광스님 '세계는 한송이 꽃…'

순례지서 그린 300여점 선봬

"불교 친근하게 느꼈으면"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진광 스님이 책 ‘세계는 한 송이 꽃이라네’를 펼쳐 보이고 있다.




미술 낙제생인 ‘그림치’ 스님이 전 세계를 돌며 쓴 글과 그림으로 엮은 그림책을 펴냈다.

조계종 교육부장 진광 스님(사진)은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 한 식당에서 최근 쾌활순례서화집 ‘세계는 한 송이 꽃이라네’ 출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그림책은 전 세계 130여개국을 돌며 만난 깨달음의 순간을 담은 글과 그림 300여점을 실었다.

진광 스님은 스스로를 ‘미술 문외한’으로 평가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이후로 미술 시간에 50점 이상 받은 적이 없다”고 소개하고 “주변의 격려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책으로 내게 됐다. 이 책이 많은 분에게 여행에 대한 꿈을 키우고 불교를 친근하게 느끼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광 스님은 선방 정진 시절인 지난 1998년 만행 삼아 배낭여행을 떠났다. 이후 조계종 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님들의 국내외 성지순례를 기획, 운영해왔다. 책에는 2010년 아프리카 여행과 2013년 이후 7년간 순례지에서 그린 그림이 실렸다. 순례지에서 만난 타국의 스님이나 사원의 모습부터 꽃과 식물·풍경 등 종교를 넘은 다양한 소재가 담겨 있다.

판화가 김영택 선생은 스님의 그림에 대해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유치원 신입생의 그림, 딱 그 수준이다. 그림 실력이 20여년이 넘는 동안 발전이 없으니 ‘다윈의 진화론’에도 예외가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그런데 ‘그림치’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유치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착각에 빠져든다”고 평했다.

진광 스님의 앞으로 계획도 여행이었다. 그는 “지금 맡은 소임이 끝나는 대로 1년간은 행낭을 메고 전 세계를 떠돌아다닐 계획”이라며 “지중해 연안국가를 돌고 모로코에서 아프리카 중동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내려가는 코스로 1~2년 안에 여행지 200개국을 채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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