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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W]日서도 "현재론 올림픽 못열어" 우려...英선 "런던서 개최"

[개최냐 취소냐...코로나로 기로에선 도쿄올림픽]

예선경기 등 줄줄이 취소·연기

런던시장 후보들 "옮기자" 주장

IOC·日은 "연기·취소 고려안해"

선수단·관광객 감소 가능성 높아

예정대로 열려도 '반쪽' 그칠듯





“당장 우리에게는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올림픽 개최가 어렵다고 봅니다.”

오시타니 히토시 일본 도호쿠대 교수(바이러스학)는 지난 19일 외신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2020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오시타니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국에서 활동하며 사스에 대응한 바이러스 전문가다. 그는 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7월에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확실치는 않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제32회 2020도쿄올림픽 개막일이 15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개최와 취소의 갈림길에 섰다. 일본은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올해 1·4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이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경제를 부흥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정권의 명운이 달린 도쿄올림픽을 의식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 방역에 늑장대응을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크루즈선 탑승객 중에서만도 수백명의 확진자가 나온데다 지역 내에서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시타니 교수는 “중국인과의 접촉이나 중국 방문 이력이 없는 감염자가 나왔다면 3차 감염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시중에 바이러스 감염이 퍼져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올림픽 개최 전에 예정됐던 일정이 변경 또는 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도쿄 아리아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호스트타운 서밋 2020’과 카자흐스탄에서 다음달에 열리려던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수구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취소됐다.

중국 우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복싱 예선전은 우한의 코로나19 발병으로 3월로 연기되고 장소 역시 요르단 수도 암만으로 바뀌었다. 이달 3~9일 우한에서 개최하려던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B조 경기도 호주로 옮겨 치르기로 했고, 6~9일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예정됐던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 예선전은 세르비아로 장소가 바뀌었다. 도쿄올림픽 일본 남자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도쿄마라톤과 도쿄올림픽 여자 마라톤 출전권 1장이 걸린 나고야 여자마라톤대회는 일반인 참가자가 배제되며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이에 따라 2020올림픽 개최지를 아예 영국 런던으로 옮기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5월 런던시장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잇따라 “런던이 대체장소로 적격”이라며 홍보에 나선 것이다. 영국 보수당 후보인 숀 베일리는 트위터에 “런던이 2020올림픽 개최지가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세계는 새 대안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올림픽 개최를 위한) 인프라와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 측도 “만약 대체 개최 요구가 생긴다면 런던은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설 것”이라며 런던올림픽 대체 개최의 뜻을 밝혔다.



일단 올림픽 개최와 취소 권한을 가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주최국인 일본은 올림픽 개막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올림픽 취소나 연기 같은 ‘플랜B’는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일본의 올림픽 주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조언을 하기에는 행사 일정까지 시간이 한참 남았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올림픽에 초대하는 등 분위기를 한껏 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데다 연임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해외순방에 미온적일 가능성이 높아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할 경우 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이와종합연구소의 야마구치 아카네 연구원은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로 예정된 도쿄올림픽 중단도 위험 시나리오로 상정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우려했다.

IOC는 전쟁이나 소요, 그 밖에 참가자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거나 위험한 상태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을 때 올림픽을 취소할 수 있다. 앞서 제6회 베를린올림픽, 12회 헬싱키올림픽, 13회 런던올림픽이 전쟁을 이유로 취소됐지만 전염병으로 올림픽이 무산된 사례는 없다.

다행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일본이 올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하더라도 경제부흥올림픽이라는 당초 목표는 이루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선수단 파견을 보류하거나 관광 목적으로 일본을 찾는 이들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되든 이번 올림픽이 ‘반쪽짜리 올림픽’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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