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난데없는 '기생충' 저격..."한국과 무역문제 있는데 웬 오스카상?"

"아카데미, 미국영화 선택했어야"

방위비 분담금 불만 해석도

민주 "트럼프, 자막 읽기 싫어해"

배급사 "읽을 수 없잖아" 비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유세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아카데미가 한국 영화 ‘기생충’이 아닌 미국 영화에 아카데미상을 줘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과 관련해 불만을 드러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가진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나빴는지 물으며 “승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대체 그게 다 뭐였지. 우리는 한국과의 무역에서 충분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선셋 대로’를 언급하며 아카데미가 미국 영화를 선택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아카데미가 자국 영화에 상을 주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동시에 한국과의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에 대해 한국이 미국에 더 많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한미 국방장관은 24일 미국에서 회담을 갖고 방위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트위터에 “기생충은 갑부들이 서민계층의 투쟁을 얼마나 의식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영화로, 두 시간 동안 자막을 읽어야 한다. 물론 트럼프는 그것을 싫어한다”는 글을 올렸다. ‘기생충’의 미국 현지 배급사인 네온도 트위터를 통해 “이해할 만하다. 그는 읽을 수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았다.

/박성규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