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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못박은 버핏 "자인·아벨 능력 출중"

주주 연례서한서 후계구도 재확인

모호한 승계작업 비판 일자 해명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9)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회사 승계작업과 투자전략을 둘러싼 비판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주주들 사이에서 후계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회사 실적도 악화됐다는 비판이 일자 버핏 회장이 해명에 나선 것이다.

버핏 회장은 22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버크셔해서웨이는 나의 퇴진을 100% 준비하고 있다”면서 자신과 자신의 ‘오른팔’인 찰스 멍거(96) 부회장이 물러나더라도 회사 경영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버핏 회장은 아지트 자인(68) 보험 부회장과 그레그 아벨(57) 비보험 부회장이 후계구도를 주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올해 5월 주주총회에서는 자인과 아벨이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며 “그들은 한 인간으로서, 경영인으로서 뛰어나다. 주주들에게 더 많은 얘기를 내놓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은 고령인 버핏 회장의 후계자가 누구인지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멍거 부회장이 지난 2015년 연례 서한에서 자인과 아벨을 언급하면서 두 사람이 유력한 후계자로 떠올랐지만 주주들은 이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 회장의 언급에 대해 “이전 주총과 비교할 때 상당한 변화”라면서 “버핏과 멍거 이외에 회사 리더들의 언급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814억달러(약 99조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주식투자로 인한 비실현 이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240억달러로 전년보다 3% 감소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변동성이 큰 주식평가 손익이 포함된 순이익보다는 계열사의 영업성적을 보여주는 영업이익에 주목하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도 11% 상승하는 데 그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폭(31.5%)의 30% 수준에 머물렀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인수합병(M&A)에서 공격적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280억달러를 기록했다. 버핏 회장은 “기업 인수는 결혼과 비슷하다. 행복할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다”면서 최근 M&A 시장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음을 토로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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