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이 23일 다시 출범했다. 안 전 대표는 보수와 진보 누구와도 연대를 거부하고 외로운 중도 노선을 걷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속 의원들이 이탈하고 지지율마저 저조해 결국 보수와 진보 양 진영과 연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날 서울 강남구 SAC아트홀에서 ‘2020국민의당 e-창당대회’를 열고 안 전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했다. 당초 당명을 안철수신당과 국민당으로 할 계획이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지난 2016년 안 대표가 세운 국민의당의 명칭을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통해 보수와 진보진영의 양극단 정치를 맹비판했다. 안 대표는 “기득권 양당들에 지금도 계속 표를 주겠다는 분들께 묻고 싶다. 그래서 지금 나라가 잘 돌아가고 있나. 만족하시냐”라며 “이번 총선에서 정치 기득권 유지와 포퓰리즘의 나라로 갈 것이냐, 아니면 과감한 개혁의 길을 갈 것이냐를 놓고 치열한 정책과 비전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안 대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게 “정당 대표 간 국가개혁 과제와 미래 비전에 대한 릴레이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안 대표는 창당과 함께 중도의 표심 잡기에 돌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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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존재감이다. 지난달 19일 귀국 후 국민의당을 창당하기까지 한 달 동안 보수진영은 미래통합당으로 합치며 힘이 커졌다.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정부와 여당은 비상시국에 돌입했다. 안 대표가 일으키려는 새로운 바람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지지율이 이를 말해준다. tbs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지난 17~19일 조사해 23일 공개한 2월 3주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의 첫 지지율은 2.3%에 불과해 안 대표가 창당하고 손학규 대표가 이끌고 있는 바른미래당(3.2%)보다 낮았다(상세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대표가 존재감을 높이지 않으면 소속 의원들의 무더기 이탈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미 안철수계의 중로 의원과 이동섭 의원은 미래통합당에 합류하는 길을 갔다. 안철수계로 알려진 한 의원은 “(안 대표의 인기가) 과거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을 하면 결국 통합당과 연대의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황교안 대표와 안 대표가 종로 선거전에 함께 나서면 수도권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문’을 위해 연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앞서 21일 “반문재인 연대 주장은 일리 있지만 선거연대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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