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27일 ‘동남권 관광산업 현황 및 시사점’이란 연구보고서를 내고 2월 한 달 동안에만 부·울·경 관광수입액이 5,037억 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동남권으로 유입되는 내국인 관광객 40%, 외국인 관광객 80% 감소를 가정한 결과다. 이 가정은 국내 관광객 수 변화 추이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제주도 관광객 입도 통계를 참조했다.
동남권 관광수입액이 연간 11조4,000억 원, 월평균 9,500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한 달간 지역 관광수입의 절반 이상이 줄어들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광산업의 전후방 파급효과까지 감안한다면 지역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 동남권 관광 사업체 수는 2018년 기준 4,065개, 종사자수는 2만 7,164명으로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세부업종별로는 사업체 중 절반 이상인 2,117개가 여행업이며 종사자수의 경우 여행업(7,707명)과 관광숙박업(7,693명) 비중이 높다.
코로나19 사태는 외국인 관광객 급감뿐만 아니라 내국인의 국내 여행활동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어 더욱 우려된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동남권은 누리마루 APEC 하우스, 감천문화마을, 양산 통도사, 진주성 등 연간 200만명 이상의 내국인이 방문하는 관광지가 다수 있어 인근 음식점업, 숙박업 등이 일차적으로 큰 피해를 받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시·도별 내국인 관광 비중을 보면 경남의 경우 강원, 경기 다음의 최대 방문 관광지이며 부산은 17개 시·도별 방문순위 7위인 만큼 더욱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센터는 밝혔다.
센터는 관광업계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 관광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위기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충기 센터 연구위원은 “미국이 한국여행 경보를 3단계인 ‘경고’로 올리는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며 “지역 관광산업의 심각한 위기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속도감 있는 정책실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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