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맥주는 양주 테킬라와 더불어 멕시코를 대표하는 술이다. 코로나 맥주는 보리 대신 쌀을 원료로 사용해 쓴맛이 적고 청량음료 같은 깔끔한 맛을 낸다. 1925년 브라울리오 이리아르테가 멕시코시티 인근에 양조장을 만들고 ‘코로나 엑스트라’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냈다. 2013년에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벨기에계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에 합병됐다. 코로나 맥주는 라임을 꽂아 마시고 투명한 유리병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산지대가 많고 더운 날씨에 갈증 해소를 위해 술에 라임이나 레몬·소금을 넣어 마시는 멕시코 음주 습관에서 유래했다. 우리나라의 카프리 맥주도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코로나 맥주의 미국 유통회사인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주가가 2월 한 달 동안 8.45%나 폭락했다. 이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슷해서 역풍을 맞은 것이다. 코로나(corona)는 스페인어로 ‘왕관’이라는 뜻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왕관처럼 생겨 명명됐다. 코로나 맥주는 최근 신제품을 내면서 홍보물에 ‘곧 상륙한다(Coming ashore soon)’는 문구를 써 구설에 올랐다. 코로나19가 미국에 본격적으로 상륙 조짐을 보여 공포감이 커지는 상황과 맞물린 것이다. 코로나 맥주가 감염병 사태로 이번에 위기를 맞을까, 아니면 글로벌 광고 효과로 역설적으로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될까.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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