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2일(현지시간)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 120명을 뽑는 총선이 시작됐다. 지난해 4월과 9월 치러진 총선에서 여야 모두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며 이스라엘 역사상 처음으로 1년 사이 세번째 총선이 치러졌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거대 양당인 보수 집권당 리쿠드당과 중도정당 청백당이 초박빙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돼 연정 구성에 또다시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작된 이스라엘 총선 투표가 오후10시께 종료될 예정이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총선 이후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총리 후보가 다른 정당들과 과반 의석(61석)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총리에 오른다.
이번 총선에는 29개 정당이 후보를 내세웠고 유권자는 약 650만명이다.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보유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군인 출신의 베니 간츠 대표 간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리쿠르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가 간츠 청백당 대표를 앞서지만 연정 구성을 위한 과반 확보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리쿠드당이 35석으로 최다 의석을 얻고 청백당은 2석 뒤진 33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리쿠드당을 비롯한 우파 정당들의 의석은 모두 58석으로 과반 의석에 3석 모자라고 청백당과 중도좌파 진영은 56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 있지만 간츠 대표가 부패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와 손잡지 않겠다며 연정 구성을 거부한 적이 있어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17일 부패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예정돼 있어 총선에서 패할 경우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총선 결과의 변수다. 예루살렘포스트는 “네번째 총선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모두가 투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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