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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고독자]고난의 시절 루쉰을 만나다

■루쉰 지음, 문학동네 펴냄





‘당신은 자기 손으로 누에고치를 만들어서 거기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어요. 세상을 좀 밝게 봐야 해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당신이 말한 누에고치를 만드는 실은 어디서 온 겁니까?’(루쉰의 소설집 ‘방황’ 중)

중국 근대문학의 이정표로 불리는 루쉰(魯迅, 1881~1936)은 두 번째 소설집 ‘방황’에서 조국을 ‘절망’의 키워드로 표현하고 있다. 당시 제국주의 침략과 폭압적인 정치권력 등으로 인한 중국의 혼란은 희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중국의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루쉰은 이 시기 개인적으로도 여러 시련을 겪어야 했다. ‘고독자’는 1924년부터 1926년 사이에 쓴 단편 ‘복을 비는 제사’ ‘비누’ ‘장명등’ ‘가오 선생’ ‘고독자’ ‘애도’ ‘이혼’ 7편을 엮은 책이다.



루쉰은 첫 번째 소설집 ‘외침’에서 공화제 혁명을 추진하던 1910년 전후 중국의 모습을 희망적으로 그렸다. 7편의 단편은 조국을 바라보는 루쉰의 시각이 희망에서 절망으로 바뀌는 이유와 과정을 설명한다. 중국 판화계 거장 자오옌녠의 목각 판화가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1만3,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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