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가 본인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양아치 공천”을 한다며 맹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택(턱)도 없다”며 반박하며 둘 간의 상호 비방전이 일고 있다.
홍 전 대표는 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황(교안 대표)측과 김형오 위원장이 합작하여 자행하는 양아치 같은 공천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공천에도 그 흔적이 역력하다”며 “양아들 공천, 수양딸 공천, 측근 내려꼽기 공천, 정적 쳐내기 공천 등 반문정서만 믿고 양아치 공천을 해도 무조건 찍어 줄거라는 망상은 그만 두어야 한다. 거꾸로 심판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경남(PK) 지역 유력 정치인인 홍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주 통합당의 공천에서 최종 배제됐다.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과 만난 뒤 여권 PK 유력 정치인 김두관 의원과 맞붙기 위해 양산을 출마를 알렸고 선거사무소도 이동했다. 하지만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이 지역에 도전했다. 홍 전 대표는 “나 전 시장과 경선하겠다고 (김 위원장과) 통화했지만 공천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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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사적으로 연관된 인사를 공천했다는 이른바 ‘사천(私薦)’ 논란에 대해 “택도 없다”고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사천이라는 주장은 (공천 결과를) 일부러 객관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하는 말밖에 안 된다”며 “내가 사천했다고 지목된 후보 중 반 이상은 공관위에서 알게 된 사람, 오히려 공천을 못 주게 된 사람 대부분은 가깝고 신뢰했던 사람들이다. 내가 잘 알기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홍 전 대표를 향해 “희생과 헌신을 보이는 게 정치인의 큰 모습이고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한 결단”이라며 “희생과 헌신이 없었기에 비난받았던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를 거론하는 홍 전 대표에 “그러면 누가 제일 웃겠느냐”며 “그간 우리가 대의를 위해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국민에게 외면받은 것 아니냐”고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본인의 거취를 결정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홍 전 대표는 “나는 쉬운 길로 가지 않는다. 갈 길이 험해도 바로 잡는 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공천에서 탈락한 김 전 지사는 전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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