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0일까지 예정된 미사 중단을 잠정적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9일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와 모임 중단 기간을 연장하며’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현재 상황상 11일 이후에도 미사와 모임을 재개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미사 중단 시기를 연장하고, 추후 상황이 호전되는 정도에 맞춰 미사 봉헌의 재개를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사막 한가운데를 걷는 순례자의 심정으로 힘겹고 낯선 체험을 하고 있지만, 이 시간의 의미와 가르침을 깨닫는 것은 신앙인에게 주어진 과제라 생각한다”면서 신자들에게 “이 어려운 시기가 신앙적으로는 사순절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시간이 되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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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은 교구 사제들에게 신자들의 영적 돌봄을 위해 본당에 상주하며 신자들이 기도생활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때는 ‘코로나19 극복을 청하는 기도’를 바치도록 권고하고, 본당 내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보살펴 달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본당 일선에서 사목 재개 시점에 따른 혼선을 막기 위해 사순 제4주일(3월22일)을 기점으로 미사 재개에 필요한 준비를 해나갈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대교구는 지난달 25일 재의 수요일인 2월 2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시적으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 중단을 발표했다. 이후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전국 16개 교구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미사를 중단하면서 한국 천주교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교구에서 미사가 중단됐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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