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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원에 경영난 몰린 학원 "공휴일 수업...환불은 없다"

'코로나19'탓 정규수업 차질

석가탄신일·어린이날에 진행

학부모 "학원비 이월 안하려

무리한 학사일정 잡아" 원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내몰린 학원들이 휴원 때문에 못한 수업을 공휴일에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들이 가족 휴일인 어린이날에까지 수업을 하면서도 환불은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학부모들은 학원이 코로나19 사태에도 학원비만 챙기려 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교육 중심지로 불리는 목동의 일부 학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못한 수업을 오는 4~5월 공휴일에 진행한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목동 S학원 학사 일정 /독자 제공


서울경제가 입수한 S어학원의 올 상반기 학사일정을 보면 이 학원은 이달 16일 개강하면서 토요일뿐만 아니라 유급휴일과 법정 공휴일에까지 수업을 편성했다. 석가탄신일(4월30일), 근로자의 날(5월1일), 어린이날(5월5일)에 매일반과 격일반 수업을 배치했다. 이 수업들은 보강이 아니라 정규수업으로 3월 휴원 때문에 못한 수업을 채워넣은 일정이다.

목동 P학원의 개강 안내문 /홈페이지 캡처




다른 유명 어학원인 P학원도 비슷하다. 이 학원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3월9일 개강을 알리면서 3월 휴원 때 못한 수업을 휴일에 하겠다고 밝혔다. 유치부와 초등부 학생들이 2월 휴원으로 못한 수업에 대해서는 교습비를 이월 처리해줬지만 3월에 못한 수업은 휴일에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대체수업 날은 4월11일 토요일과 총선일인 4월15일 외에 석가탄신일,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이다. 학원 측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돼가는 시점에 학사일정을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조금이나마 학사일정을 진행해놓고 비상사태에 대한 대처를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학원은 정부가 휴원 합동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힌 이달 6일 추가 공지를 통해 개강일을 16일로 다시 늦춘 상태다.

학원들이 이처럼 무리하게 대체수업 일정을 잡는 것은 지난달부터 계속된 정부의 휴원 권고로 영업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1월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교육부는 지난달 말 학원들에 휴원을 권고했다. 하지만 3월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교육부가 두 차례에 걸쳐 총 3주간 전국 학교 개학을 연기했고 학생들이 학원에 몰리면 개학 연기 효과가 무색해진다며 학원에 추가 휴원을 권고했다. 하지만 서울시내 학원 휴원율이 전국 휴원율보다 약 10%포인트 낮은 30%대에 머무르고 다음주에는 문을 열겠다는 학원들이 속출하자 정부는 6일 국세청·경찰을 동원한 합동점검까지 예고하며 학원을 압박했다. 그 사이 올해 1월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614개 교육사업장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휴업·휴직계획서를 제출할 만큼 영세학원들은 경영난에 빠졌다. 이에 학원총연합회는 학원이 입는 타격이 크다며 교육부에 임차료·강사료 지원 등을 요청했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때문에 휴원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학원들이 무리한 수업일정을 잡으며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아이를 둔 목동의 한 학부모는 “다섯 살 아이를 어린이날에도 학원에 보내는 게 맞는지 자괴감이 든다”면서 “3월에 하지 못한 수업 수강료는 이월하고, 수업시간에 최대한 진도를 빼고 숙제를 내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영상]코로나19 감염보다 무서운 대학교 불합격? /서울경제 유튜브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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