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당선권인 15~20번 안에 20여명의 통합당 영입인재 중 단 한 명만 배치한 비례 추천 명단을 내놓으면서 통합당이 발칵 뒤집어졌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도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훈현 사무총장 등 미래한국당 일부 최고위원조차 반발하면서 미래한국당은 리스트를 공식적으로 발표조차 하지 못했다.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 40명의 추천 후보 명단과 6명의 궐위 시 승계할 예비 추천 후보 리스트를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잠정 확정했다. 1번을 배정받은 조 전 논설위원은 한 방송에서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깨조(대가리가 깨져도 조국)’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여권을 공격한 인물이다. 2번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비판적 발언을 내놓은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김예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가 3번,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이 4번에 배정됐다. 정운천 의원은 당선권 주변인 18번으로 명단에 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통합당의 영입인재 중 15~20번 내에 이름을 올린 이는 정선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17번)이 유일했다.
이날 오후 이 같은 명단이 공개되면서 통합당은 강력 반발했다.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통합당의 영입인사를 전면 무시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심사 결과를 보며 매우 침통하고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미래한국당은 자가당착 공천으로 영입인사의 ‘헌신’을 정말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날을 세웠다. 통합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황 대표도 명단 내용을 접하고 크게 화를 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선교 대표와 조 사무총장, 정운천·이종명·김성찬 의원 등으로 구성된 미래한국당 최고위는 의결 정족수(3명)를 채우지 못해 의결을 시도하지도 못했다. 미래한국당은 17일 최고위 회의를 다시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통합당 공관위에 따르면 서울 서초갑에서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긴 3선의 이혜훈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해 4·15총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박성중 의원은 서초을 경선에서 이겼다. 차명진 전 의원은 경기 부천병 경선에서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공관위는 서울 강남병에 유경준 전 통계청장을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경기 의왕·과천에는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를 우선추천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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