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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미래통합당, '친황'이 직접 공천 권력투쟁

바른미래당·새보수당 출신 인사 대거 컷오프

총선 흥행 카드 홍준표 아웃·유승민 두문불출

‘혁신공천’ 칭찬받던 김형오도 불명예 사퇴해

‘친황’ 통합당 최고위가 직접 공천 주도권 잡아

미래한국당 ‘한선교 반란’ 제압·원유철 체제로

서울·부산 등에 공천무효화 ,친황 인사 재공천

강해지는 ‘친황’ 체제·총선 후 당권 방어 관측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연합뉴스




“한 줌 권력, 참으로 가소롭다(한선교 의원)”

“이럴 것 같으면 통합은 왜 했나(이혜훈 의원)”

“오만한 권력은 국민이 외면(이언주 의원)”

중도·보수세력이 하나로 출범한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이 당내 권력투쟁으로 치닫고 있다. 중도보수를 실현하겠다며 자신의 당을 등지고 통합당에 몸을 던진 현역 의원들은 낙천했고 혁신 공천으로 박수받았던 공천관리위원장은 불명예스럽게 떠났다. 보수를 대표하던 유력 정치인들은 미래통합당 간판을 떼거나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황교안 대표의 측근들은 줬던 공천마저 무효로 만든 자리에서 부활하고 있다. 공천이 보수의 승리가 아니라 친황 체제 구축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모셔서 통합하고 정작 총선 공천은 ‘팽(烹)’

이언주 의원은 19일 “닳고 닳은 정치꾼들의 음해와 권모술수를 보며 과연 이게 정치인가 싶다”며 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전날 함께 통합당에 합류한 전진당 출신 김원성 후보는 확정된 부산 북·강서을 공천이 무효가 된 후 유서를 쓰고 잠적하자 남긴 글이다. 최고위는 사유를 ‘미투(Me too)’와 특정지역(호남) 비하로 해명했지만 공개하지는 않았다.

사실 다른 당에서 중도·보수 진영을 위해 통합당에 합류한 인사들의 잔혹사는 전진당이 처음이 아니다. 바른미래당 출신 몇몇 의원들은 소위 ‘토사구팽’ 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당을 떠나 통합당에 몸을 실었다. 옛 안철수계인 임재훈 의원도 합류했다. 황 대표는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붕괴를 막아내고자 이 의원이 통합당에 귀한 힘을 보태줬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들에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악법에 찬성했다는 낙인을 찍어 낙천시켰다. 민생당(현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다 이해하고 통합 하자고 데려가서 우리당을 망치더니 뒤통수를 쳤다”고 분개했다.

통합 인사들을 쳐내는 역할은 김형오 위원장이 이끄는 공관위가 했다. 통합 후 첫 의총에서 “왜 우리만 (따로) 인사 하나”고 반발했던 유승민계 5선 정병국 의원은 공관위의 컷오프(공천배제) 압박에 용퇴했다. 이른바 ‘친박 10인’ 중 당에 남아있던 정갑윤·원유철·유기준 의원은 불출마를, 윤상현 의원은 공천배제, 김재원 의원은 경선 탈락하며 4·15 총선 무대에서 사라졌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임재훈 의원(오른쪽 두번째)을 환영하고 있다. 이후 공관위는 임 의원이 ‘패스트트랙’에 찬성했다며 공천 배제했다./연합뉴스


당 ‘간판 스타’ 홍준표·유승민 사라진 선거

총선은 흥행해야 이긴다. 하지만 통합당은 당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정치인을 무대 아래로, 밖으로 밀어냈다.

특히 출범한 공관위는 당내 유력 정치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칼을겨눴다. 김 위원장은 고향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고수하던 홍 전 대표를 만나러 직접 밀양 사무실까지 갔다. 홍 전 대표는 “경남 양산시을로 가서 김두관과 붙겠다”고 험지 출마를 받아들였다. 홍 전 대표가 양산으로 이동하자 공관위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등판시키고 홍 전 대표는 아예 공천 경선에서 배제 시켰다. 홍 전 대표는 “황(교안)측과 김형오의 사기와 기망, 협잡에 의한 막천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탈당 후 대구 출마를 선택했다.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도 ‘험지 회피’ 딱지를 붙였다. 이를 두고 홍 전 대표 측은 “친황 세력이 대선 경쟁자들을 모두 몰아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보수당을 이끌던 유승민 의원도 실종되다시피 두문불출하고 있다. 새보수당계는 지상욱, 오신환에 이어 하태경 의원도 경선을 통해 살아남았다. 하지만 핵심 중진인 정병국 의원이 용퇴하고 이혜훈 의원이 컷오프된 후 험지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겼다.



유 의원은 총선 무대에도 흥행을 위해 나설 가능성이 낮다. 유승민계로 총선에 나가는 한 후보자는 선거 지원과 관련해 “그 분의 성격상 전면에 나와 도와둘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측근 이혜훈 의원은 이를 두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의원은)자신을 온전히 버렸는데, 통합당에 유승민의 자리는 없다. 굉장히 애석한 일”이라고 해석했다. 또 “이번에는 유명하고 인기 있는 사람들은 다 배제되는 이상한 선거가 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선거에 앞장서야 될 사람들이 다 사라진, 그래서 누가 표를 얻을 건지 굉장히 걱정되는 그런 선거”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공천 배제됐고 “협잡 공천”이라고 비판하며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했다./연합뉴스


모셨던 공관위원장은 ‘적폐’ 낙인·퇴장

그런데 이들을 거침없이 ‘물갈이’하던 김 위원장마저 불명예를 지며 돌연 사퇴했다. 공천 ‘물갈이’로 박수받던 때에 사사로운 공천을 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실제로 텃밭인 강남을에 최홍 전 ING 자산운용 사장, 과거 본인의 지역구인 부산 중구·영도구에는 비서 출신인 황보승희 전 부산시의원을 앉히며 사천(私薦) 논란은 더 커졌다.

이 과정에서 친황(黃)으로 불리던 원영섭 당 조직부총장(부산 부산진갑)은 컷오프됐고, 김우석(서울 마포갑) 당대표 정무특보는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러다 김 위원장이 강남병에 내세운 김미균 시지온 대표의 과거 친문재인·친여 행보가 발견되면서 당내 반발은 들불처럼 커졌다. 김 위원장은 “모든 화살을 내가 맞겠다”는 말과 함께 떠나버렸다.

개정 선거법에 따라 도입되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도를 위해 만든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도 마찬가지다.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통합당 영입 인재를 대거 순위권 밖에 배치했다가 ‘배신 공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원유철 의원을 신임 대표로 하는 새 지도부가 구성됐고 공 위원장을 사실상 내쫓았다.

공천 논란에 사퇴했던 한선교 전 대표는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정치 인생 16년의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제 생각은 막혀버리고 말았다”며 “한 줌도 안 되는 야당 권력, 부패한 권력이 저의 개혁을 막아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황 대표가 종로 선거를 도와주는 박진 전 의원과 박형준 통합추진위원장을 비례대표 줄 수 있는지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한 대표가 이를 거절하자 ‘배신 공천’ 낙인을 찍어 본인을 밀어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3일 사천 논란과 공천 번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연합뉴스


죽어도 살고 없다가도 생기는 ‘친황(親黃)’ 체제

문제는 공관위원장이 떠나자 당 지도부가 직접 공천을 휘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김형오 위원장이 사퇴하자 공관위는 곧바로 6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재심을 공관위에 요구했다. 그리고 텃밭 강남을 공천을 무효화 했다. 공관위는 이 자리에 지난 19일 총선 출마설도 없던 박진 전 의원을 공천했다. 황 대표는 이낙연 전 총리와 ‘미니 대선’을 위해 출마한 험지 중의 험지 종로 출마했다. 이 지역은 박 전 의원이 3선을 한 곳으로 지역 조직이 탄탄하다. 황 대표의 종로 선거를 도왔던 박 전 의원이 순식간에 노른자 강남을에 공천된 것이다.

앞서 공천 무효가 된 부산 북·강서을도 석연찮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의 녹취록이 나왔다고 공천을 무효화했는데 공관위는 내용을 비공개했다. 공관위는 김 후보자의 해명을 듣지 않았다. 이언주 의원은 페이스북 글로 “당사자에게 소명할 기회 등 방어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며 “미투의 당사자가 드러나지 않는 미투가 어떻게 있을 수 있냐”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어 “오만한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구는 황 대표의 전 비서실장이자 불출마를 선언했던 현역 김도읍 의원이 일순간 돌아와 공천됐다.

더욱이 한 대표와 공 공관위원장이 떠난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친황계 5선 원유철 의원과 재선 염동열 의원이 각각 당 대표, 사무총장으로 당권을 접수했다. 이들은 새 공관위를 꾸려 비례대표 순번을 전면 재수술한다. 당 지도부가 공천을 휘두르는 모습을 볼 때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 순위권 20위 대부분을 친황 인사로 채울 전망이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9일 북·강서을 공천을 무효화하고 지역구 현역이이자 불출마를 선언한 김도읍 의원을 다시 공천했다./서울경제DB


공천 파동의 본질은 총선 이후 새로 생길 당 지도부를 장악하기 위한 ‘권력투쟁’이라는 말도 나온다. 당헌상 대통령 선거 후보자는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는 당 대표에 오르지 못한다. 황 대표는 총선 이후 당권을 내려놔야 한다. 만약 황 대표가 종로에서 지면 2022년 대선까지 원외 인사가 된다. 또 홍 전 대표가 대구에서 승리해 복당하면 대권 경쟁은 불가피하다. 당내 친황 체제 구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당 대표 측근이 보통 20~30명 정도 공천되는데 초반에는 너무나 간섭이 없어 의아했다”고 말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당내 친박계 중진들과 색채가 모호한 중진들은 모두 탈락했는데 친황 인사들은 부활하고 있다”며 “남은 일주일(총선 후보자 등록) 간 충성을 맹세한 의원들이 더 부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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