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공식적으로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이 다시 한번 ‘확진자는 0명’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방역선진국도 못 잡는 악성전염병이 조선에만 들어오지 못해 세계가 놀라고 있다”고 자화자찬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1일 “세계보건기구와 의료·방역전문가들은 방역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에서도 걷잡지 못하는 악성전염병이 조선에만 들어오지 못한 데 대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도 북한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노동신문은 또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절대시하는 우리나라(북한)에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초기부터 선제적이고 결정적인 방어대책을 강구했다”고 그 비결을 소개했다.
방역물품 자체개발 등 현실은 ‘초비상’
다만 신문이 전한 북한의 방역 노력을 보면 북한 역시 코로나19의 공포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듯 보인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국가품질감독위원회 직원들은 긴급협의회를 조직해 항만과 국경 등 주요통과지점에 보호복을 비롯한 검사검역기재들과 소독약을 즉시 공급하고 있다. 입국자들과 물자들에 대해 검사검역과 소독사업을 강도 높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북한이 방역 물품을 자체 개발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우선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기술개발원 나노기술연구소의 연구원들이 광폭멸균소독제인 이산화염소를 북한 식으로 개발해 소독수를 생산하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전기공학부 전기기계연구실에서는 코로나19 검사 설비 작동 문제를 연구 중이고 나노물리공학연구소에서는 공기소독·생활용페수를 정제 작업에 쓰는 오존발생기를 새롭게 제작했다. 평양의학대학의 연구원들은 항바이러스 약물을 연구하고 있다.
방학 무기한 연장하고 김정은 연일 코로나 발언
지난 19일에는 북한당국이 최근 ‘공공교통수단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방지대책을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라는 지침을 전국에 시달했다며 열차, 지하철도, 무궤도전차, 궤도전차,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에 의한 감염증 전파 방지를 위해 운전사, 승무원, 차장들이 지켜야 할 원칙을 소개했다.
지침에 따르면 이들 승무원들은 우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은 태우지 않는다. 특히 여객열차나 장거리 버스의 경우 개찰구나 출입문 앞에서 37도 이상 열이 나는 승객은 ‘절대’ 태우지 못하게 했다. 승무원들은 의료용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다.
탁아소(어린이집)부터 대학교까지 방학도 무기한으로 연기했다. 통일부는 19일 참고자료를 통해 “최근 북한이 방학을 추가로 더 연기하면서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연기하는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코로나19 관련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는 보건사업을 발전시켜 인구의 평균수명과 전염병예방율을 비롯한 보건지표들을 세계선진 수준에 끌어올려 인민들에게 보다 위생문화적인 생활조건과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