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이남구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을 내정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감사원 출신이 검찰을 비롯 고위공무원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아울러 청와대 산업통상비서관에는 유정열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이 내정됐다.
전임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은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주도하는 비례대표용 정당인 열린민주당 소속으로 21대 총선에 출마한다. 친문 핵심 비서관이 빠진 자리에 감사원 출신 정통 관료가 입성하는 셈이다.
이 본부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감사원에서만 24년 근무했다. 수원고와 성균관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했고 감사원에서는 감찰담당관, IT감사단장, 사회복지감사국장 등을 거친 ‘감사 베테랑’이다. 참여정부 때인 2007년에 대통령 비서실에 파견돼 근무한 이력도 있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미 감사원 출신인 가운데 청와대 민정수석실 내부에서 감사원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김 수석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거쳐 감사원 사무총장에 발탁됐고 지난해 조국 전 민정수석 후임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지난해 ‘김태우 폭로 사건’ 당시에는 검찰과 경찰로만 구성된 민정수석실 내 공직감찰반이 감사원·국세청 등 다른 사정기관 인사들로 확대되기도 했다.
청와대와 검찰이 줄곧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 것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민정 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변호사 출신이며 이명신 반부패비서관역시 정통 검찰 라인으로 보기는 힘들다.
한편 산업통상비서관에 내정된 유 실장은 서울대 항공공학과 출신으로 산업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을 지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017년 방위사업청 차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 등을 지냈다. 전임인 강성천 전 산업통상비서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으로 이동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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