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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창백한 푸른 점' 지구가 위험하다

■앤 드루얀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칠레의 아타카마 대형 전파 망원경으로 촬영한 은하수의 모습./사진제공=ⓒ 2020 National Geographic Partners, LLC.




‘인류가 블롬보스 동굴(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동굴)에서 시작해 빛을 타고 별로 항해하게 되기까지 우주력으로 겨우 몇 분 밖에 안 걸렸다니. 그렇다.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위험천만하리만치 결정적인 분기점에 와 있다.’

유럽우주국(ESA)이 빅뱅에서 처음 방출된 빛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계산한 코스모스(우주)의 나이는 138억2,000만년이다. 이를 지구의 1년 단위로 환산하면 한 달은 10억년, 하루는 3,786만년이다. 이를 우주력이라고 한다. 이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우주사에서 인류와 관련된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인류를 한없이 겸손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남긴 명저 ‘코스모스’의 후속작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이 출간됐다. 저자인 앤 드루얀은 ‘코스모스’ 다큐멘터리의 시나리오 공동작가이자 세이건의 아내다. 후속작인 이 책은 ‘코스모스’ 출간 이후 지난 40년간 과학이 이룩한 경이로운 성과들과 세이건이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과학사의 잊혀진 탐험가들, 140억년 전 빅뱅의 순간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해온 지구와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은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이라는 세이건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인류가 출현해 도시를 건설하고 문명을 이룩한 지 1만년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위는 우주라는 존재를 알게 됐고, 인간이 그 속에서 찰나의 시간을 살다가는 존재라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불리는 보이저 1호가 찍은 사진이 보여주듯 태양계에서 차지하는 지구의 모습은 작고 초라하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근시안적 사고와 욕심으로 지구 생물들을 멸망시킬 상황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책은 경고한다.



책은 아인슈타인이 1939년 발언한 “과학이 예술처럼 그 사명을 진실하고 온전하게 수행하려면 대중이 과학의 성취를 그 표면적 내용뿐 아니라 더 깊은 의미까지도 이해해야 한다” 는 말을 빌어 과학이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꿔줄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한다. 그런 점에서 현 세대는 지구에서 40억년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온 생명의 사슬에서 ‘가장 결정적인 고리’라며 그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우리가 제대로 해결해 내지 못할 경우 지구 문명 전체를 파괴할 위기”라며 “한국은 혁신에서 세계를 선도해온 나라이고, 혁신이야말로 인류 역사의 이 위험한 순간에 필요한 것이다. 세계를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2만2,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의 저자 앤 드루얀. 그는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의 부인이기도 하다./사진제공=ⓒ 2020 National Geographic Partners, L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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