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시민에게) 2시간 강의를 해 50~60만원 선에서 강연료를 지급한 게 전부”라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지나가던 개가 웃을 소리”라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MBC 보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충 사건의 실체가 보인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검찰에서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불러 인출된 2,100만 원의 용처를 물었다. 그 돈이 유시민씨 강연료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셀럽들, 기업체 강연에서 그 정도 받는다”면서 “그 과정에서 자꾸 유착이 생기니 그걸 막자고 김영란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도 적었다.
진 전 교수는 또 “채널 A기자는 아마도 그 진술을 받아내려는 욕심에서 취재윤리를 어겨가며 무리하다 역공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경환 얘기는 그냥 물타기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31일 채널A 기자가 불법 투자 혐의로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 비위 사실을 털어놓으라고 압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MBC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신라젠 투자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유 이사장이 2시간 강의를 해 50~60만원 선에서 강연료를 지급한 게 전부라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최경환 전 의원이 5억원, 그의 주변 인물이 60억원을 신라젠에 투자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진 전 교수는 MBC를 향해 “얼마 전부터 아예 사회적 흉기가 되어 버린 느낌”이라며 날선 비판을 내놨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론은 보수적 논조를 취할 수도 있고, 진보적 논조를 취할 수도 있지만 언론은 언론이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툭하면 권력과 한 팀이 되어 조직적으로 프레이밍(틀짜기) 작업을 하는 게 심히 눈에 거슬린다”고 지적한 뒤 “굳이 그 짓을 해야겠다면 제발 눈에 안 띄게 기술적으로 했으면 한다. 속이 너무 뻔히 들여다 보여서 눈 뜨고 봐주기 괴롭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MBC 보도 후 여권 일각에서 검찰과 언론의 유착관계를 감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여권의)일사분란한 움직임의 타깃은 물론 윤석열 총장일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파상 공세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그가(윤 총장) 끝까지 버티기를 기원한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 검사는 검사, 기자는 기자, 그저 자기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자기 일만 하면 된다. 그 이상의 장난을 치는 인간들이 세상을 혼탁하게 만든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 친분을 앞세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위를 알려주면 가족은 다치지 않게 해 주겠다’며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압박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MBC는 채널A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 간부와 통화했으며 통화녹취록을 이 전 대표측에 보여주면서 읽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채널A는 “해당 기자가 취재원의 선처 약속 보장 등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인 적은 없지만 취재원에 대응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 전반적인 진상을 조사하고 결과와 내부규정에 따라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MBC가 사안의 본류인 신라젠 사건 정관계 연루 의혹과 무관한 취재에 집착한 의도와 배경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왜곡 과장한 부분은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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