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소개한 원격수업 프로그램으로 전국 교사들과 화상회의를 하던 중 연결이 수차례 끊기는 일이 벌어졌다. 오는 9일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프로그램 오류가 잇따르면서 원격수업이 제대로 진행될지 학생과 교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유 사회부총리가 6일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1만 커뮤니티’ 교원 임명식을 화상회의로 주재하다가 연결이 뚝뚝 끊겨 회의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유 부총리가 17개 시도 대표 교사로 뽑힌 교사들과 ‘줌(ZOOM)’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 직전 몇 분 동안 통신이 아예 끊겨버린 것이다.
1만 커뮤니티는 학교 현장의 원격교육 안착을 위해 17개 시도에서 대표 교사, 교육부·교육청 공무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 유관기관 관계자가 모인 공동체다.
갑자기 연결이 끊기자 유 부총리는 굳은 표정으로 “끊어졌어? 우리만 끊긴 건가요”라며 교육부 관계자들을 바라봤다. 그는 이후 “원격수업하면 이런 일들도 생길 수 있다”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이런 상황까지 감안해 선생님들과 공유해달라”고 주문했다.
교육부는 9일부터 고3·중3부터 순차 온라인 개학에 들어가면 교사들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중심 수업 △과제 중심 수업 등으로 원격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때는 이날 화상회의에 쓰인 쌍방향 화상프로그램인 ‘줌’ 등을 활용하도록 했지만 학생과 교사들 사이에서는 줌이 보안 문제에 취약하고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접속하면 끊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교육 당국의 온라인 자료가 유실되는 사고까지 벌어져 원격수업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KERIS가 운영하는 원격교육 플랫폼 ‘e학습터’가 지난 3일 상당량의 자료가 손실되는 사고를 겪은 것이다.
e학습터는 동영상 학습 콘텐츠 2만여편을 제공하는 한편 교사가 아이들의 학습진행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학급방’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번 사고로 3일 오전2시부터 오후9시 사이에 온라인 학급방에 자료를 올린 교사들은 올린 자료를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 해당 시간대 접속자는 약 8만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ERIS가 e학습터 서버를 증설하는 과정에서 이 시간대에 업로드된 자료를 모두 삭제해버렸다. 지워진 자료는 교사들이 각자 개설한 학급방에 올린 학습자료·강의계획서·과제 등이다. KERIS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연일 계속된 강행군으로 지친 작업자의 실수”라며 “학교 현장에서 기록한 소중한 자료인데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면서 다시 한 번 자료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서버를 기존 약 47만명 규모에서 300만명 규모로 증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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