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이후 주목을 끌고 있는 디지털 장의업체 이지컴즈의 박형진(사진) 대표가 음란사이트 운영 방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표는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을 추적하면서 텔레그램 성 착취방의 범행수법 등을 파헤친 인물로 알려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지난달 27일 박 대표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18년 유튜버 양예원씨의 노출사진 유출사건으로 논란이 된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 Y티비 운영자에게 “비공개 촬영회 게시물의 삭제대행 업무를 독점하게 해달라”며 600만원을 건네고 사이트에 배너광고를 게재해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는 비공개 촬영회 154명의 노출사진 3만2,000여건을 비롯해 음란물 7만4,000여건이 올라와 있었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부산지방경찰청은 박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온라인게시물 삭제대행업체를 운영하는 박 대표는 지난 1년여간 텔레그램 ‘박사방’을 추적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최근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박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 관계자로 가장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접근했다”며 “조씨가 유명인의 사진이 온라인사이트 등에 노출된 것을 보여주며 광고비를 입금하라고 종용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 측은 검찰 기소에 대해 “피해자 영상을 삭제하려고 돈을 지급한 것일 뿐 음란사이트나 웹하드 등과 결탁한 것은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자살 위기에 놓였는데 음란사이트 운영자가 답이 없어 대화 창구를 만들기 위해 스포츠 분석 사이트 광고를 게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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