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들의 의약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우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국내 관련 기업들의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미국인을 우선시해 다시 한 번 약값 인하' 제하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지침과 승인을 간소화하고, 의사가 저렴한 경쟁 제품을 처방하도록 장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이 수수료를 공개하도록 개선하는 등 의약품 중개업체를 압박하는 내용을 들어있다.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하는 국내 업계는 이같은 행정명령이 현지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9개 제품에 대한 허가를 받아 7개 제품을 출시했고, 삼성에피스는 10개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승인을 받은 상태로 6개 제품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바이오시밀러 가용성을 높인다’고 표현한 만큼 바이오시밀러 제조사가 약가인하 정책을 통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바이오시밀러의 승인 가속화, 의약품 경쟁 활성화 등의 정책으로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에게 더 많은 시장 확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허들이 낮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허가 과정이 완화되면 시장진입 업체가 늘어 가격·품질 경쟁이 더 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BM은 통상 1~3개의 회사와 바이오시밀러 제품 계약을 했는데 이를 더 늘리려 할 수 있다”며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 장기적으로는 메이저 회사들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정명령에는 FDA가 캐나다 등 다른 나라로부터 의약품 수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주 정부와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캐나다에서 완제의약품으로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SK바이오팜이 영향권에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캐나다 의약품 수입 확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관세 정책 및 행정명령 관련 후속 내용을 모니터링하며 필요 시 대응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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