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집권 3년차 총선에서 제1야당이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통합당에 있어 역대급 참패로 평가된다.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연거푸 고배를 마신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민심을 얻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6일 오전 0시 40분 현재 253개 지역구 가운데 1위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156곳인 반면, 통합당은 92곳에 불과하다.
비례대표는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미래시민당이 17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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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통합당과 한국당이 합쳐도 111석이다. 4년 전 총선 의석 122석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개헌 저지선(100석 이상)만 간신히 지킨 셈이다.
양당 구도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민주당과의 맞대결에서 무릎을 꿇은 채 과반을 내주게 됐다. 범여권이 약 180석을 확보할 경우 국회 주도권을 완전히 넘긴 채로 4년 내내 끌려다닐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황교안 대표가 물러나면서 지도부가 사실상 붕괴했다. 황 대표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도 대부분 낙선했다.
통합당 지도부가 총사퇴할 경우 심 원내대표가 임시로 대표 권한을 대행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실시 등 타개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서둘러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집권한 지 3년 만에 치러진 총선이 정권 심판론 대신 야당 심판론으로 귀결됐다”며 “통합당은 그 원인을 분석하고, 당을 근본적으로 뒤바꾸기 위해서는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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