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설치·구성안을 의결했다. 4선의 김영주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이원욱·서삼석 의원과 문진석 허영 당선자들이 참여하게 된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출일을 오는 5월 7일로 확정했다.
당내 비주류에서는 정성호(4선)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정성호 의원은 “21대 국회의 첫해 원내대표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당내에서 초선 의원들과의 소통능력과 야당과의 협상에서의 노련함”이라며 “안정되게 거대여당을 이끌어 국민들에게 안정과 신뢰감을 보여 드릴 계획이다.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다수당이지만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민생 경제를 챙겨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실행해나가야 한다”며 “대화와 포용성, 겸손한 리더십을 통해 원내에서부터 의견을 조율해 차근 차근 현안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원은 당내에서 과거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면서 야당과 원만한 대화를 이끌어간 경험이 있는데다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는 대선을 위한 사실상의 레이스가 시작되는 만큼 올해와 내년 초까지 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실행을 위한 국회차원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원내대표가 강경해서도 안되고 물러서도 안되는 만큼 주변의 의견을 경청하며 소통할 수 있다”고 자신의 장점을 꼽았다. 정 의원은 그러나 친문과 비문 프레임으로 원내대표 선출을 보는 관점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다수 언론들이 나를 비문(非文)이라 한다. 비문이 대통령과 과거의 개인적 친분 또는 청와대근무 인연을 기준으로 나눈다면 비문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통령과 정치적 노선이나 정책적 입장이 다르다거나 아니면 대통령을 비판하고 지지하지 않는 입장을 비문이라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결코 비문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고 20대 국회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정책적 노선을 일관되게 응원해 왔다”며 “그럼에도 나를 비문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나에 대한 평가를 왜곡시키는 것이다”고 항변했다. 이어 “민주당을 분열시키는 친문 비문 프레임에 갖혀서는 안된다”고 맺었다.
비문계 의원으로는 조정식·안규백·노웅래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원내대표 출마와 관련해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다.
친문 주류계로는 전해철(3선) 의원이 가장 앞장섰다. 전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 결심을 굳혔다”면서 “현재 여러 의원들과 만나고 통화를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간극을 좁혀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친문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중 한명으로, 친문 핵심 이면서도 당내 비주류 의원들과도 두루 관계를 맺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의원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시절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과 함께 노 대통령 변호를 도맡았다. 44세 나이의 최연소 민정수석을 역임하는 등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이 각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그러나 친문 프레임과 관련, “180명의 의원을 보면 80~90%가 친문이지,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비문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핵심친문이라고 평가하는데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동안 가급적 모임도 안 하고 극도로 자제해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친문계 후보들과의 단일화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당을 나누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단일화에 대한 논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친문계로는 김태년 의원과 윤호중 의원이 거론되는 가운데 윤호중 의원은 당 사무총장직을 사퇴하지 않는 이상 반발이 예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박홍근 의원은 이날 “21대 국회 민주당 첫 원내대표 선거에는 도전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서 내게 묻는 분들이 많으셔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첫 원내수석부대표로서 검증된 실력과 당의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장(을지로위원장)’으로서 민생정치를 선도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21대 국회에서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는 뜻은 있다”면서도 “이번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가장 젊은 3선 의원으로서 바로 원내대표직에 도전하기보다는, 우선은 초·재선 의원들과 함께 유능한 선배 의원들을 잘 모시면서 당의 안정과 단합 그리고 일하는 민생국회를 선도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기여하겠다”고 불출마의 변을 전했다. 그는 민주당 86·운동권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에서 3선 박완주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최근 하마평에 올랐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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