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3일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부를 상대로 한 기피신청을 기각 당한데 불복해 재항고했다. 재항고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이 한다.
23일 법조계 안팎의 설명을 종합하면 특검팀은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에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결정에 대한 재항고장을 냈다. 서울고법 형사3부는 앞서 지난 17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고 있는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에 대한 특검의 기피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특검은 “파기환송심의 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가 일관성을 잃은 채 예단을 갖고 피고인들에게 편향적 재판을 했음이 명백하다”며 “그럼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기각 결정은 수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정 부장판사에 대해 “환송 전 원심이 선고한 집행유예를 유지하겠다는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은 이 사건의 피해자가 삼성전자라는 점에서 삼성그룹 내 준법감시위원회의 사후 설치·운영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비춰 일반적 양형의 감경사유로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가 준법감시위를 제안한 건 미국의 연방양형기준의 보호관찰 규정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이나, 미국의 보호관찰은 우리나라의 집행유예와 사실상 같다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또한 정 부장판사가 작년 10월 첫 기일에서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과 그에 따른 실효적 준법감시제도를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으나 이후 입장이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특검 측은 정 부장판사에 대해 “1월17일 공판에서 ’준법감시제도는 실효적으로 운영돼야만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준법감시위 설치를 기정사실화했다”며 “이를 전제로 특정인을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할 뜻을 밝히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특검 측은 재판 과정서 추가로 제시한 가중요건 관련 증거를 외면하고 재판부가 감경요건 여부도 불분명한 준법감시위의 설치·운영과 실효성 여부의 감독에 대해서만 양형심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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