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연일 말을 바꾸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전날에는 “김정은의 건강을 잘 안다”더니 고작 하루 만에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회동한 자리에서 한 기자가 “김 위원장이 북한을 통제하고 있는지 말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그것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답을 세 번이나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저 그(김 위원장)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김정은은 여전히 살아 있는가”라는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전날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답을 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CNN방송의 ‘중태설’ 제기로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증폭된 후 언론에 수수께끼를 내듯 매일 말을 바꿔가며 대응하고 있다. 21일에는 “우리는 모른다”고 하더니 23일에는 CNN의 보도를 두고 “오래된 문서를 쓴 허위 보도”라고 지적했다.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를 묻는 질문에 “매우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것에 대해 지금은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정보능력 등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자기 과시적인 화법은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혼란을 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전날 청와대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이어 또다시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김 위원장이 지난해에도 27일 동안 나타나지 않은 적이 있고 올해에도 15일 이상 나타나지 않은 적이 있다”며 “특이동향이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확고하게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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