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2·4분기에는 1·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을 뛰어넘어 20%가 넘는 역성장을 기록하며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내놓은 봉쇄 조치의 영향이 2·4분기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다수 전문가는 실업률이 20%로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감소하는 3·4분기에야 미국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년 안에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처럼 완전히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했다.
28일(현지시간) CNBC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4분기에 평균 -2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도시 봉쇄로 인한 소비 감소와 실업률 상승 여파가 2·4분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근간인 소비지출은 소득이 감소하고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더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들은 3·4분기에는 4.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2·4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영향으로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은 -5%로 추산됐다.
미국의 경제회복 시기를 올해 말로 본 응답자와 연말보다 이른 시기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 이들은 각각 19%였다. 반면 응답자의 33%는 미국 경제가 오는 2022년 2·4분기까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잰디 수석경제학자는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응답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의회가 각각 수조달러의 추가 자금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8월 19%로 정점을 찍은 뒤 12월 11%, 2021년 말에는 7%로 서서히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이코노미스트와 투자자 등 33명을 대상으로 23일부터 사흘간 진행됐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은 1·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의 성적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스타벅스는 이날 올 1·4분기 전 세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동차회사 포드는 올 1·4분기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4분기 순손실이 9,400만달러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봉쇄 조치로 온라인광고 수입이 늘어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전년동기보다 13% 증가한 412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월가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