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캐시백 한도와 요율을 낮춘다고 29일 밝혔다. 3월 통계기준으로 50만 원 이하 사용비율이 전체 가입자의 70% 이상인 점을 고려해 많은 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월 10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충전규모 및 캐시백 한도를 축소하고 캐시백 요율도 10%에서 6%로 낮춘다고 시는 설명했다. 동백전은 최근 4개월 사이 사용금액이 10배가량 증가했고 가입자 수는 75만 명을 넘어 부산시민 5명 중 1명 이상이 사용하는 부산을 대표하는 결제수단으로 정착했다.
당초 올해 동백전 발행목표액 3,0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이번 달 말까지 5,000억원 가량이 발행됨에 따라 현재 확보된 예산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이다. 지난 28일 기준 충전액 4,600억 원, 결제액은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캐시백이 결제금액의 10%인 만큼 400억원이 지급된 셈이다. 앞서 시는 캐시백 예산으로 국·시비 485억원을 확보했었다. 시가 동백전 캐시백 한도를 줄이는 것은 캐시백 관련 예산이 거의 고갈됐기 때문으로 앞으로 확보한 예산이 모두 소진되면 캐시백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 근시안적 행정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동백전 운영사인 KT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동백전의 도입과 정착에 앞서온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의 곽동혁 의원은 앞서 여러 차례에 걸쳐 KT와 1% 대의 수수료가 비싸다는 지적을 언급한 적이 있다. 시가 KT에 지급하는 운영수수료는 발행금액의 1% 안팎이어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부산시는 이제야 KT와의 협상을 통해 수수료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곽 의원은 지난 28일 열린 제28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지역화폐 발행의 가장 큰 목적은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경제가 살아나길 바라는 것이지만 동백전 결제 수수료가 체크카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음에 따라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고액사용자들 대부분은 의료, 내구재 등 고가제품 구입에 동백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에게 직접적 혜택이 가지 않는데도, 고액사용자와 저액사용자 간 동백전 캐시백을 동일하게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저액사용자의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용액 구간별 캐시백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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