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유고 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말 잘 안다”고 과시하면서도 “말할 수는 없다”고 발을 뺐다.
CRS는 지난 29일 보고서에서 “김정은인 몇년간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은 10살 미만의 세 아이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명백한 후계자는 없다”고 밝혔다. CRS는 이어 “김정은이 사망하거나 질병으로 정상 생활을 하지 못한다면 누가 그를 이을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김여정을 후계자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로 꼽았다. CRS는 “김여정은 정상 외교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분석가들은 여성이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김정은에 관해 얘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나는 정말이지, 정말이지, 상황을 매우 잘 알고 있다”며 정보력을 과시했지만 “모든 것이 괜찮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에도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새로운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잘 알고 있지만 지금 얘기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다 하루만인 28일 후속 질문을 받자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하며 “그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만 해도 “우리는 모른다”고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추가 첩보를 접수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통상적이지는 않다”며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만일의 사태에 확실히 대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청와대는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은 없다”는 입장을 이날도 유지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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