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최대 축제인 ‘서울 연극제’가 오늘부터 31일까지 5월 한 달간 대학로 일대에서 개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 행사를 비롯한 특별 프로그램이 취소됐지만, 공식 선정작 8편과 탈극장 무료 공연 등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비춘 무대는 각각 공연장과 온라인을 통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서울연극제 사무국은 이날부터 이달 31일까지 대학로 주요 공연장에서 서울연극제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1977년 연극 발전을 목표로 시작해 올해로 41회째를 맞는 서울 연극제는 다양한 창작극을 개발하고 관객과의 접점을 모색하는 대학로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는 출품된 73편의 작품 중 엄선된 공식 선정작 8편이 관객과 만난다. △재일동포 학생들의 애환을 다룬 극단 실한의 ‘혼마라비해?’(2~10일) △2005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랐던 페르난도 아라발의 작품을 무대화한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전쟁터의 소풍’(2~13일) △죽음과 사후 세계를 기묘하게 풀어낸 극단 아어의 ‘죽음의 집’(2~13일) △‘효’의 상징 심청전을 완벽하게 뒤집은, 최인훈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공연제작센터 PCPA의 ‘달아 달아 밝은 달아’(5~10일) △중국 특권층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비합리적 사회에서 주인공이 고위 간부 아들을 사칭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림플레이 테제21의 ‘만약 내가 진짜라면’(19~29일) △한국 사회에서 계급 형성의 수단이 되어버린 땅(부동산)을 소재로 한 극단 김장하는 날의 ‘피스 오브 랜드’(19~29일) △대학원 룸메이트였던 두 사람이 졸업 후 다시 만나 서로의 위치를 바꿔 살아보는 게임에 나서는 프로덕션IDA의 ‘환희 물집 화상’(20~30일) △폐관을 앞둔 영화관을 배경으로 고독한 소수자들 이야기를 담은 극단 수의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23~30일)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작품은 거리 두기 좌석을 운영하는 등 철저한 방역 속에 관객을 맞는다.
탈극장 무료 공연인 프린지 ‘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는 무관객으로 진행한 뒤 하이라이트 영상을 유튜브에서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체한다.
한편 올해 서울 연극제는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개막행사는 물론, 100인의 관객평가단 및 연극 무대·의상 체험 홍보부스 운영, 배우와 시민이 함께하는 낭독극장 등 시민참여형 특별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했다.
지춘성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최우선에 두고 특별 프로그램 취소 결정을 어렵게 내렸다”며 “대폭 축소됐지만,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힘들어하는 시민들과 연극계에 새로운 도전과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제 기간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극장 시설 방역, 열화상 카메라 설치 및 체온 측정, 소독제 비치, 공연장 출입 인원 문진표 작성 등 철저한 감염 예방책을 실시할 계획이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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