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속도는 사춘기의 시작과 함께 다시 빨라져 여아는 11~13세, 남아는 13~15세에 2차 최대 성장기를 맞는다. 이후 팔다리 성장은 서서히 멈추고 주로 몸통의 성장이 이뤄지다 16~18세 이후에는 차츰 모든 성장이 멈추게 된다.
◇성장호르몬 분비 늘리는 게 건강한 성장 지름길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며 뼈의 성장은 물론 지방을 분해하고 단백질을 합성하는 작용을 한다. 성장호르몬을 많이 분비하게 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길인 셈이다.
성장호르몬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많이 또는 적게 분비되기도 한다. 분비된 성장호르몬은 아이의 키 성장에 쓰일 수도 있고 다른 곳에 쓰일 수도 있다. 균형잡힌 영양 섭취, 충분한 수면, 즐거운 마음가짐, 규칙적 운동 등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성장에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면 불균형한 영양 섭취, 과식으로 인한 비만, 정신적 스트레스, 수면·운동 부족, 질병 등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저해하고 성장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성장호르몬은 만 55세 정도까지 분비되지만 성장은 성장판이 열렸을 때만 가능하다. 성장판은 성장기 아이의 팔·다리뼈 끝 부분에 주로 위치하며 뼈세포를 스스로 만들어내 팔·다리뼈의 길이를 길어지게 한다. 하지만 성장판이 알아서 척척 자동으로 아이의 키를 크게 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판은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자극을 받아야 뼈 성장을 촉진해 키를 크게 한다. 그래서 적당한 강도의 규칙적 운동은 아이의 성장에 필수적 요인이다.
◇수면은 성장에 ‘보약’…잠자리 일찍 들게 부모가 도와줘야
수면은 골격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하루 성장호르몬 분비량의 60~70%가 밤 10시~새벽 2시에 분비된다고 하니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게 아이의 성장에 좋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늦게 드는 이유 중 대부분은 부모의 생활습관을 닮기 때문이다. 밤늦게 잠자리에 드는 아이는 키 성장을 위한 황금시간대를 놓치게 되는 만큼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부모의 적극적 도움이 필요하다.
보통 2~3세 아이는 하루 12~14시간, 4~6세는 11~12시간, 7세 이후는 9~10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몸이 아파 밤에 잠을 잘 못 자거나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돼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아이들의 심리적 상태도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심리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 놓이면 뇌하수체의 호르몬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성장호르몬 분비가 저하돼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매일 30~60분 규칙적 운동을…줄넘기는 맨땅에서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 데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몸을 일정한 강도 이상으로 움직여줄 때 더 많이 분비된다. 뜀뛰기(Jumping)는 성장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늘려준다. 천방지축으로 뛰노는 게 알고 보면 성장점을 자극하는 뜀뛰기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은 단순히 아이의 키만 크게 하는 게 아니다. 뼈와 마찬가지로 근육에도 성장판이 존재한다. 관절운동으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 근육 성장판이 자극을 받아 근육세포가 자란다. 성장판 주위의 혈액순환과 대사활동을 증가시켜야 아이의 성장과 발달이 촉진된다.
성장에 아무리 좋은 운동도 지나치면 성장으로 가야 할 영양소를 소모해버린다. 더러 운동을 몰아서 하는 경우도 있는데 키가 크는 데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 운동은 아이들의 등에 땀이 촉촉하게 배어날 정도로 30~60분가량 하는 게 이상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키를 자라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은 줄넘기, 가벼운 조깅, 맨손체조, 수영, 댄스, 농구, 배구, 배드민턴 등 비교적 가벼운 운동들이다. 이 중 너무 과격하지 않은 농구나 줄넘기 같은 가벼운 점프 운동이 성장판을 자극하는 제일 좋은 운동이다.
줄넘기는 쿠션감이 있는 땅에서 해야 무릎관절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고 성장판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위에서 해야 한다면 충격 흡수가 좋은 운동화를 신거나 매트를 깔고 해야 한다.
농구는 가벼운 점프 운동이 성장판을 자극해 키 성장에 좋다. 너무 높이 점프하면 착지할 때 체중의 5~6배 힘이 성장판 연골에 전달돼 어린 연골세포가 자라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 /박수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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