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비무장지대 내 한국군 감시초소(GP) 총격 사흘 만에 판문점 견학 재개를 알아보러 GP 현장을 둘러봤다. 아직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등 북한 총격에 관한 진상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계 부처 장관이 다급하게 견학 재개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김 장관이 이날 오전부터 판문점 견학 재개와 관련해 인근 GP까지 현장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현장 점검 후 조만간 재개 날짜를 확정할 계획이다.
여 대변인은 “김 장관이 간 곳은 판문점은 물론,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이 포함된 경기 파주 지역에 있는 철거 GP도 있다”며 “김 장관이 방문한 판문점 지역 철거 GP는 (사흘 전에 총격 사건이 발생한) GP와는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는 데다 일정도 사전에 미리 예정돼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방문은 판문점 견학 재개 준비 상황 점검차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부전선 GP와의 관련성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장관의 방문 GP가 총격 사건과는 무관한 지역이라고 강조한 통일부 해명과 달리 일각에서는 김 장관의 이번 방문 자체가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에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격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현 시점에서 무작정 GP 인근 지역 견학 재개를 추진하는 게 옳느냐는 지적이다. 이번 총격 사건과 먼 장소라 해도 북한이 향후 어떤 도발을 할 지 모르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북한은 3일 오전 7시41분께 강원도 비무장지대 아군 GP 외벽에 총탄 4발을 발사했다. 북한군은 GP에 14.5㎜ 고사총과 무반동포 등 중화기를 배치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총탄은 14.5㎜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이에 지난 4일 진상 파악과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특별조사팀을 파견했다. 청와대와 우리 군은 북한이 우발적으로 사격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 대변인은 북한이 총격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북한이 입장을 발표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의 선례를 보면 북한이 정치적 논란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은 적이 아주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남북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해서는 “최근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 사업은 우리 측 지역이기 때문에 미국과 협의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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