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에 마스크 200만장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이에 대해 “우리의 동맹은 70년 전만큼 굳건하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외교부는 11일 한미 코로나19 대응 공조 차원에서 마스크 200만장을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에 긴급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미국 측 화물기로 출발한 마스크들은 현지 의료현장에서 쓰일 예정이다.
이번 마스크 지원은 지난 3월24일 한미 양국 정상 간 통화를 계기로 이뤄졌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후속조치로는 지난달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에 이어 두 번째다. 진단키트는 유상으로 제공됐지만 이번 마스크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무상으로 제공됐다. 현재 마스크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 인도적 지원 목적의 해외 공급은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진단키트 수출 직후인 지난달 20일 “국내 수급상황을 고려해 미국·일본에 마스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미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역대 무상 지원으로는 이번이 세 번째다. 우리 정부는 2005년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때 500만달러, 2017년 허리케인 하비·어마 피해 때 200만달러를 무상으로 지원한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상황과 마스크 수급 현황, 동맹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이번 지원을 통해 한미 양국이 코로나19라는 공동의 도전과제를 조속히 극복하고 국제사회 내 한국의 방역 경험을 공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에 마스크 200만장을 긴급 지원해준 청와대에 대단히 감사드린다”면서 “우리의 동맹과 우정은 70년 전만큼 중요하고 굳건하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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