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으로 중국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봉쇄가 다시 시작됐다. 중국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열흘가량 앞두고 방역과 경제의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황 악화에 대한 긴장감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12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기 대비 -3.1%를 기록했다. 이는 3월(-1.5%)보다 1.6%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시장 예상치 -2.5%보다도 더 하락했다. 중국 월별 PPI는 지난해 7월(-0.3%) 이후 올해 1월(0.1%) 한 달을 빼고는 줄곧 마이너스다. 2월 -0.4%를 기록한 후 하락속도는 더 빨라졌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분야의 활력을 나타내는 경기지표다. 생산자물가가 하락할 경우 제조업체들은 생산을, 도매상들은 구매를 각각 늦춰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초래된다.
실업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타이증권은 중국의 실제 실업률이 20.5%로 올 들어 약 7,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산했으며 선전탄왕자산관리공사는 ‘마찰적 실업’을 당한 사람이 최고 2억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공식 도시 실업률은 2월 6.2%를 기록한 후 3월 5.9%로 소폭 하락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중국이 성공사례로 내세운 방역도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후베이성 우한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중국 당국은 우한 일부 지역을 봉쇄했다. 지난달 8일 봉쇄가 해제된 우한에서 특정 거주지가 집단감염으로 봉쇄된 것은 처음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시 둥시후구 창칭거리 산민구역을 11일부터 14일간 봉쇄한다고 밝혔다. 산민구역에서는 9일 1명, 10일 5명 등 모두 6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우한시의 상황이 다시 악화하면서 시 당국이 우한시 전 주민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양회를 21일부터 시작한다는 방침만 확정했을 뿐 진행방식을 현장회의로 할지, 일부를 화상회의로 할지를 포함해 목표성장률 제시 여부도 여전히 미정인 상태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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