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n번방’의 개설자 ‘갓갓’(대화명) A(24)씨가 12일 구속됐다. 경찰은 13일 A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곽형섭 부장판사는 이날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A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곽 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의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30분 만에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정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연신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갓갓’을 추적해온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9일 갓갓으로 특정한 A씨를 소환 조사하던 중 자백을 받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르면 오는 13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A씨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일명 ‘n번방 사건 방지법’ 공포안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저장·시청만 하더라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또 미성년자 의제강간 기준 연령이 기존 13세에서 16세로 상향되면서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 시 상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 처벌된다.
아울러 13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경우 강제추행 법정형에서 벌금형이 삭제되고 5년 이상 징역형으로만 처벌받게 된다. 의제강간과 추행죄의 공소시효도 삭제돼 시간이 지나도 적발되면 처벌받는다. 개정된 법률은 일부 공소시효 폐지 규정을 제외하고 다음 주 공포 즉시 시행된다.
/허진·손구민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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