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64만갑 밀수입하려던 일당 적발…28억원 상당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로 수출된 국산 담배를 환적화물로 위장해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세관 압수창고에 보관 중인 담배./사진제공=부산본부세관

동남아로 수출된 국산 담배를 환적화물로 위장해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세관은 밀수입 담배 64만갑 전량을 압수했다.

부산본부세관은 이 같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공범 B 씨를 불구속 송치하고 달아난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세관에 따르면 A 씨 등 3명은 최근 동남아로 수출된 시가 28억원 상당 국산 담배 64만갑을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보내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위장해 밀수입한 혐의다. 이들이 밀수입한 담배는 40피트 컨테이너 1대를 가득 채운 규모로 부산세관에서 검거한 단일 담배밀수 사건의 압수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이들은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정식 수출된 국산 담배를 대량 구매한 뒤 컨테이너에 실어 캄보디아로 보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품명을 여행용 가방으로 위장, 우리나라를 거쳐 중국으로 가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부산항에 반입했다.



세관 관계자는 “중국으로 가는 선박에 적재한다는 이유로 부산항 북항에서 신항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하던 도중 정상 운송경로를 이탈해 강서구에 있는 비밀창고에 밀수 담배를 즉시 빼돌리고 미리 준비해둔 여행용 가방을 컨테이너에 옮겨 실었다가 추적 중이던 직원들에게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세관은 그간 적발한 밀수 사건 수출입과 입출항 자료 등을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해 우범 컨테이너를 특정하고 다양한 수사기법을 총동원해 추적 중이었다.

세관 조사 결과 이들은 밀수 담배와 여행용 가방을 바꿔치기 하려고 사전에 빌려둔 비밀창고에 작업인부, 여행용 가방, 복제한 컨테이너 씰(seal)을 사전에 준비했다. 이 때문에 40피트 컨테이너에 가득 들어 있던 담배와 여행용 가방을 바꾸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시간 남짓이었다.

이들이 이번 밀수에 성공했다면 5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기고 21억원에 달하는 국고가 누수 됐을 것으로 세관은 추정했다. 세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초래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관세청의 신속 통관 등 경제활력 지원대책을 악용한 한탕주의식 담배 밀수 등을 차단하기 위해 우범화물에 대한 감시·선별을 강화하고 기획단속을 지속할 예정”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