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경호와 내부 반란 진압을 책임지는 호위사령부 사령관을 교체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통일부가 이날 발간한 ‘북한 주요 인물정보 2020’과 ‘북한 기관별 인명록 2020’에 따르면 호위사령관이 윤정린에서 곽창식으로 교체됐다. 곽창식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위원으로 임명된 것 외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인물이다.
통일부는 대남 및 해외 공작활동을 지휘하는 수장인 정찰총국장도 장길성에서 임광일(중장)로 교체된 것으로 파악했다.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을 지낸 임광일은 북한 최고의 암살부대인 ‘특수작전대대’를 총괄하는 총참모부 작전총국장도 맡고 있을 만큼 김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책임진 김정관 인민무력성 부상도 인민무력상으로 승진했다.
북한군 핵심인 3부의 수뇌부가 전원 교체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성과를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실용주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정치국이나 정부 조직인 국무위원회에서 80%가 넘는 인사 교체율을 보이고 있다”며 “김정은 시대 들어 이러한 세대교체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실용주의적 인사 패턴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며 “특정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경우 이를 발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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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국자는 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 23명의 신규 인물이 추가된 것과 관련해 “김정은 친정체제가 공고화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로 북한의 차기 후계자 물망에 오르며 주목을 받고 있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직책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통일부의 카운터파트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냉면 목구멍 발언’을 한 리선권이 외무상으로 이동한 뒤 공석으로 남아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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