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타격을 입은 공연예술계를 위해 내놓은 130억 원 규모의 티켓 정액 할인 지원책을 놓고 공연계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연극·뮤지컬 티켓 값이 적게는 3만~5만 원, 많게는 10만 원 이상인 상황에서 지원 금액은 8,000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시장 재기의 마중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업계의 지적에 티켓 한 장당 할인 지원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당 8,000원 지원? "현실 너무 모른다" |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지원책이 바로 ‘티켓 값 할인 지원’이다.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 업종·분야별 긴급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공연예술 시장의 소비 진작을 위해 공연 티켓 한 장당 8,000원 상당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공연계는 그러나 장당 8,000원이라는 단가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금액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 영화 산업의 경우 한 장에 6,000원의 할인권(130만 장, 90억 원)을 지원한다. 티켓 가격이 장당 1만 2,000원인 영화와 최소 3만 원 이상인 연극·뮤지컬의 단가 차를 고려할 때 8,000원이라는 공연계 지원금은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준 단가는 장르별 티켓 가격 평균(뮤지컬 5만 원, 연극 2만 원)을 바탕으로 정한 수치라는 게 사업 주관처인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설명이지만, 업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예경센터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와 주요 티켓예매처·공연업계 관계자의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이 같은 시장 관계자들의 불만이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티켓 값의 변동 폭이 거의 없는 영화와 달리 공연은 1만~5만 원인 대학로 작품, 10만 원이 넘는 대형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변동 폭이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체 공연 티켓 값의 평균을 낸다는 건 업계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논의하며 계속 줄어든 지원 규모 |
업계의 이 같은 지적에 기존 ‘장당 8,000원 할인’이었던 지원 내용을 ‘1인당 2매(1만 6,000원)까지 할인’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는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30억 원이라는 지원 총액의 확대는 없다는 게 예경의 입장이다. 한편 당초 정액 할인 지원 개시 시점은 7월이었지만, 1인당 총 1만 6,000원의 혜택을 주느냐 여부부터 할인 적용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어 7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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