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폐쇄됐던 미국의 유명 테마파크들이 재개장을 앞두고 코로나19 감염의 책임을 고객에게 미루는 ‘면책 조항’을 도입해 비판이 거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줄어들며 영업을 재개하기는 하지만 혹시 모를 감염 발생에 대비해 미리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유니버설스튜디오는 다음달 5일 재개장을 앞두고 코로나19와 관련한 주의사항을 블로그에 게시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보도자료에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는 코로나19에 노출될 불가분의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방문하는 동안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으리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도자료에 대해 기즈모도는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제리 데밍스 오렌지카운티 시장과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로부터 허가를 받고 입장객과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및 발열 체크를 조건으로 문을 열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중대한 면책조항을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그룹인 월트디즈니가 운영하는 올랜도의 디즈니월드리조트도 고객에게 코로나19 감염 위험의 책임을 전가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디즈니월드리조트는 지난 20일 식당·쇼핑 단지인 ‘디즈니스프링스’의 영업을 재개하면서 홈페이지에 “개선된 보건 및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고객이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즈니월드리조트 홈페이지에는 “코로나19는 심각한 질병과 죽음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전염병”이라며 “디즈니월드리조트에 방문함으로써 당신은 코로나19 노출과 관련된 모든 위험을 자발적으로 감수하게 된다”고 적시돼 있다.
이달 11일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재개장한 월트디즈니는 테마파크인 올랜도의 디즈니월드와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재개장 계획서를 현지 당국에 곧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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