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뒤 연일 선거 부정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민경욱 의원이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담 당시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석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문 대통령과 황 전 대표가 회담장인 인왕실 앞 창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황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 관련 이야기를 꺼냈다는 게 민 의원의 주장이다.
민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몸이 편찮은 여성 대통령이 석방된 상태에서 치료와 재판을 받도록 선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문 대통령은 법적으로 어렵다며 현장에서 거부했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민 의원은 “황 대표는 이 일이 있고 얼마 후 백범기념관에 갔다가 흥분한 ‘태극기 부대’에게 물세례와 배신자라는 욕설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황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국회로 돌아와 기다리던 기자들이 봉변 당한 소감을 물었을 때도 황 대표는 다른 말을 섞지 않고 ‘저는 다만 저의 길을 가겠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민 의원은 황 전 대표에 대해 “입이 무겁고 의리가 있는 사람”이라며 “그 말을 대통령에게 여쭤달라고 했던 분도 의리가 있는 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의원은 아울러 “저는 지금껏 가슴에 품어왔던 이 사실을 이야기하는 게 최소한의 의리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황 전 대표 체제 첫 대변인을 맡는 등 대표적인 ‘친황계’로 꼽혀온 민 의원은 지난 18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전 대표가 제게 전화를 해 안부를 묻고 가까운 시기에 만나 식사를 하자는 말과 함께 수고가 많다는 덕담을 주셨다”고 황 전 대표와의 통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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