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보건당국이 첫 학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규명되지 않은 감염 경로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른 확진자와 접촉해서 감염됐다는 이력이 밝혀지지 않으면 ‘조용한 전파’로 인한 감염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등교 개학이 확대하는 상황에서 확산 차단에 비상이 걸린다. 이 확진자는 증상이 있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는데도 PC방과 편의점 등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부산 144번 확진자(동래구 18세 남)의 감염 경로를 밝히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내성고등학교 3학년인 144번 확진자는 전날인 29일 오후 6시30분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일부터 등교를 한 이 학생은 27일 복통과 설사,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자 등교하지 않고 동래구의 한 의원에서 인후염 진단을 받았다. 다음 날 증상 호전으로 다시 등교했지만 29일 오전 설사와 복통 증세로 조퇴했고 동래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부산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학생이 확진되자 보건당국은 즉각 역학조사를 벌였으나 현재까지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학생은 역학조사 당시 외국을 다녀온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학원과 PC방 등의 접촉자 중에 다른 여행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라며 “이 학생에 대한 GPS 조사 뿐만 아니라 학원 강사 등 학생과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여행 경력도 모두 조사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또 144번 확진자가 증상 발현 이후 이틀간 등교했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등 학교와 관련된 전체 전수조사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우려에는 “학교 내 접촉자 중에 확진자가 나오면 전수 조사를 할 계획”이라 말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144번 확진자의 접촉자는 125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당국은 접촉 정도에 따라 자가 격리나 능동감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다음 주 예정인 나머지 학년에 대한 등교개학에 대해서는 “일단 내성고는 1주일간 온라인수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아마 정상 등교가 되지 않겠지만 다른 학교에 대한 추가 조치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 확진자 추가 발생 여부를 보면서 교육청에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래구보건소는 144번 확진자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도 PC방 등을 다닌 것이 자가격리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144번 확진자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외출이나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지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직후 BRB PC 등을 찾았다.
이날 시가 공개한 144번 확진자의 동선을 보면 이 학생은 25일 오전 7시30분 버스를 이용해 등교했으며 오후 4시30분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오후 7시 14분부터 오후 9시까지 BRB PC방(동래구 명륜로 125)을 방문했다. 26일 같은 시간 버스를 타고 등교했고 오후 4시14분에서 55분까지 BRB PC방을 들렀다가 귀가했다. 오후 5시40분 부모 차를 타고 학원에 간 뒤 오후 8시20분 버스를 이용해 귀가했다.
복통, 설사, 인후통 등 증상이 나타난 27일 오전 9시 버스를 타고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9시50분 약국을 들렀고 도보로 친구 집을 방문했다. 오전 11시 ox PC방(금정구 금정로 68번길 22)에 머물렀고 오후 3시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30분 가량 버스를 이용했고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광안리에서 자전거를 탔다.
28일에는 자전거를 타고 오전 8시10분 학교에 도착했다. 오후 4시55분 자전거를 이용해 학원에 갔다가 8시50분 자전거로 친구 집을 방문했다. 오후 9시30분 아버지 차를 타고 귀가했다. 29일 오전 7시30분 179번 버스를 타고 등교해 1교시를 마치고 조퇴했다. 오전 9시50분 동래구 보건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았고 오전 10시 34분부터 오후 4시31분까지 BRB PC방을 이용했다. 오후 5시5분 귀가한 뒤 5시50분부터 55분까지 편의점을 들렀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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