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원 구성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겠다며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여당의) 상생·협치는 입으로만 외치는 ‘구두선’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단독으로라도 개원하겠다는 여당과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그 책임은 여당에 있다는 야당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상임위원장직 18석 차지’ ‘통합당의 장외투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내일 의원총회를 열고 일하는 국회에 동의하는 제 정당과 임시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일하지 않는 국회, 법을 지키지 않는 국회가 재현되는 것을 민주당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원 구성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5일 개원 및 국회의장단 선출 시한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법은 임기 시작일(5월30일) 이후 7일째 되는 날(6월5일)에 첫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임위원장은 첫 본회의일 이후 3일(6월8일) 이내에 선출해야 한다. 국회법상 임시회 소집은 3일 전에 하도록 돼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개원 협상은 상임위원장직 배분이 끝난 다음에 한 것이 지금까지 관례”라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후유증이 발생할 것이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11대7의 비율로 상임위원장직을 배분해야 한다고 했고 민주당이 반발하지 않아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했다”며 “법사위원장직과 예결위원장직은 민주당과 우리 당이 야당일 때 맡았다는 점을 근거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극단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의 성향을 감안하면 표결로 상임위원장직을 다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장외투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177대103은 여야를 시험에 들게 만드는 구조”라고 답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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