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대외 선전매체가 아닌 북한 주민들이 모두 보는 신문을 통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았다. 남북 교류 재개를 원하는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여정은 4일 노동신문을 통해 담화를 내고 “지난 5월31일 ‘탈북자’라는것들이 전연 일대에 기어나와 수십만 장의 반공화국 삐라를 우리 측 지역으로 날려보내는 망나니 짓을 벌려놓은 데 대한 보도를 보았다”며 “문제는 사람 값에도 들지 못하는 쓰레기들이 함부로 우리의 최고 존엄까지 건드리며 ‘핵문제’를 걸고 무엄하게 놀아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 바보들, ‘탈북자’라는것들이 뭘 하던 것들인지나 세상은 아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가관”이라고 조롱했다.
김여정은 이어 “글자나 겨우 뜯어볼까 말까 하는 그 바보들이 개념 없이 ‘핵문제’를 논하자고 접어드니 서당개가 풍월을 짖었다는 격이라 해야 할 것”이라며 “태 묻은 조국을 배반한 들짐승보다 못한 인간 추물들이 사람 흉내를 내보자고 기껏 해본다는짓이 저런짓이니 구린내나는 입건사를 못하고 짖어대는 것들을 두고 똥개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똥개들은 똥개들이고 그것들이 기어다니며 몹쓸짓만 하니 이제는 그 주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며 우리 정부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김여정은 “가장 부적절한 시기를 골라 가장 비열한 방식으로 ‘핵문제’를 걸고 들면서 우리에 대한 비방중상을 꺼리낌없이 해댄 똥개, 쓰레기들의 짓거리에 대한 뒷감당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묻고 싶다”며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 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조선 당국은 군사분계선일대에서 삐라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선언과 군사합의서의 조항을 결코 모른다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얼마 있지 않아 6.15 20돌을 맞게 되는 마당에 우리의 면전에서 거리낌없이 자행되는 이런 악의에 찬 행위들이 ‘개인의 자유’요, ‘표현의 자유’요 하는 미명 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 당국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보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자들이 북남합의를 진정으로 귀중히 여기고 철저히 이행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에게 객적은 ‘호응’ 나발을 불어대기 전에 제 집안 오물들부터 똑바로 줴버리고 청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며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에 앞서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은 “만약 남조선당국이 이번에 자기 동네에서 동족을 향한 악의에 찬 잡음이 나온 데 대하여 응분의 조처를 따라세우지 못한다면 그것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쓸모 없이 버림받고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공동련락사무소폐쇄가 될지, 있으나마나한 북남군사합의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두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담화에서는 김여정이 지목한 사건은 지난달 31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건이었다. 당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경기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대북전단에는 ‘7기 4차 당 중앙군사위에서 새 전략 핵무기로 충격적 행동하겠다는 위선자 김정은’이라는 문구 등을 실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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