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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탈북단체에 칼 빼든 文..."평화와 안전" VS "표현의 자유"

탈북민 단체 법적 조치에 찬반 고조

진보 "접경주민 안전 위협, 금지해야"

보수 "헌법 보장 표현의 자유 침해해"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시에서 ‘새 전략 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SD카드) 1,000개를 대형 풍선 20개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보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사진은 대북전단을 풍선에 실어 북한으로 보내는 모습. /사진제공=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의 남북 연락 채널 전면 중단 초강수에 결국 정부가 대북전단을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민 단체를 고발하며 칼을 빼들었다.

정부가 북한의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구에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보수와 진보 진영 간 갈등도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전단을 바라보는 양측의 논리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로 대표된다.

진보는 대북전단 살포가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인 만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2014년 10월 10일 오후 4시께 경기도 연천군 일대 야산에서 탈북민 단체가 대북전단 132만장을 담은 기구를 띄우자 북한은 해당 물체를 겨냥해 연천군 중면 삼곶리 방면으로 14.5mm 고사총을 발사했다. 당시 연천군 일대에는 전쟁 직전에 발령하는 최고 경계단계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

북한군의 고사포 발사 시험 장면./연합뉴스


대북전단 살포행위는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던 만큼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일부도 전날 탈북민 단체를 고발하며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등 공익을 침해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가 남북대화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북한은 2014년 10월 30일 2차 남북고위급 접촉을 조건으로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했지만 당시 박근혜 정권은 이를 거부했고 회담은 결렬됐다.

대북전단 살포행위는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 간 합의한 사항인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판문점 선언문 2조 1항을 보면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한다”라고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6년 4월 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날리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리의 침해라는 점을 들고 있다. 합참 차장 출신인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안보간담회에서 “우리 군에서 정부에서 하는 대북심리전은 중단됐다”며 “표현의 자유를 헌법에서 제한할 수 있나. 민간단체가, 우리 국민 한 사람이 자기 견해를 밝힌 것에 대해 헌법적 기준해서 제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라 물품의 대북 반출을 위해선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승인을 받지 않은 물품의 대북반출’이라며 문제 삼지는 않은 것도 표현의 자유 침해 등 논란이 커질 수 있어서다.

지난 해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남정책을 대적사업으로 규정한 상태에서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 행위가 북한에 나쁜 신호를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 연락 채널을 신속하게 폐기하고 연일 남한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이 군사합의 파기까지 거론한 것은 명백한 도발행위인 만큼 이에 대한 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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