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 일부를 수개월 안에 철수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따르면 미국과 이라크는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두 나라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위협 제거에 있어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몇 달 안에 미국이 이라크에서 병력 감축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도 미국이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국영 통신사 INA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미국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규모를 얼마나 줄일지 구체적인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을 만나 이라크 주둔 미군을 감축하되 전원 철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이라크에 영구적인 군사 기지나 군사 주둔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IS 소탕 작전을 명분으로 미군 5,200명 정도가 주둔하고 있다. 앞서 미군이 지난 1월 바그다드 공항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표적공습으로 살해하자 이라크에선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라크 의회는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친이란 민병대 지휘관을 함께 살해한 데 반발해 지난 1월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한 바 있다.
한편 양국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이라크 정부에 직접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경제 고문을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적 충격과 유가 하락 이후 이라크의 개혁 움직임을 지지할 국제적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양국은 덧붙였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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